▶ 쿠바서 10년째 선교하는 아킬레스 양 목사
40여년 전 같은 대학, 같은 과 동문으로 인연을 맺은 한인들이 이번에는 남미 선교라는 동일한 비전을 갖고 워싱턴에서 만났다.
쿠바에서 유일한 한인 선교사로 10년째 봉사하고 있는 정원건(아킬레스) 목사는 외국어대 서반아어과를 65년에 졸업했고 순복음워싱턴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황규영 목사와 새소망침례교회의 조영길 전도사는 64회 입학했으니 3년 후배인 셈이다.
황 목사는 아르젠티나와 볼리비아의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선교사업을 꿈꾸며 내년 1월7일부터 16일까지 현지를 답사할 계획이고 스페인어 강사로 잘 알려진 조 전도사는 라티노 선교단체 ‘굿스푼(대표 김재억 목사)’의 든든한 후원자다.
마이애미에 살고 있는 양 선교사가 워싱턴에 올라올 기회가 있어 자리를 함께 한 세 사람은 옛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선교 미답지로 알려진 공산국가 쿠바에서 활동하고 있는 양선교사에 게 초점이 모아졌다.
양 선교사는 쿠바 선교 비전은 평신도 시절부터 품어왔지만 미국과 적성 관계에 있는 나라여서 방문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10년 전에 문이 열렸다. 한인이 있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찾은 걸음이었다.
한번도 동족끼리 모여본 적이 없는 한인들이 40-50여명 모였는데 할 얘기가 없어 ‘애국가’를 가르치는 것으로 시작했단다.
가사 중 ‘하나님이 보우하사’라는 말에서 힌트를 얻어 우리 민족을 지켜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전했다.
이들은 한국의 문화와 언어는 모두 잊어버리고 성만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한국 역사와 한글을 가르치고 영화를 보여주며 노력하니 달라지기 시작했다. 양 목사는 “처음에는 100% 자신을 ‘쿠바사람’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신앙을 심어줘야 한다는 궁극적인 목적이 있었지만 워낙 외롭게 흩어져 산 사람들이었던 만큼 모임을 재밌게 이끌어가려 노력했다. 한국과의 교류도 많이 시도했다. 민족정신을 회복시키자는 의도였다.
1921년 3월 멕시코 ‘애니깽’ 농장에서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쿠바로 이주한 한인을 조상으로 두고 있는 이들의 역사를 정리했고 기념탑도 세웠다. 현재는 3-4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젠 열매도 탐스럽다. 많은 가정교회가 설립됐고 1개의 신학교, 3개의 선교 야구팀, 보건소도 운영되고 있다.
1959년 카스트로의 혁명이후의 쿠바는 역사가 퇴보한 나라다. 양 목사의 말을 빌면 “북한에 버금갈 정도로 못사는 나라”다. 전문의 월급이 15달러이고 인구의 60%가 직업이 없다. 양 목사는 “주민들이 정말 먹을 게 없다”며 혀를 찼다.
신앙 생활도 여의치 않다. 혁명 이전에 이미 있던 교회만 운영이 허용돼 새로운 교회 개척은 불법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양 목사는 원칙을 세웠다. 절대 사례를 안받고 교회 담임을 하지 않으며 말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주민들에게 세례를 주고 축복하는 선교가 그것이다.
이제 쿠바 주민들이 공식 인정하는 ‘국립 선교사’로 인정 받고 있는 양 목사는 미 연방정부로부터 쿠바 방문 라이센스를 받아 출입이 자유롭다.
“쿠바 선교 비전을 많은 사람과 나누면 좋겠다”는 그는 “가능하면 워싱턴 굿스푼과도 협력을 모색하고 싶다”고 말했다.양 목사는 얼마전 조직한 그루터기 선교회 회장도 맡고 있다.
문의 (506)232-2519, 382-7 783
이메일 cobamor@aol.com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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