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와 임무교환 제이미 이등 5명
“땡스, 땡스기빙”감격
“드디어 도착했나봐요”
조금 전까지‘허허’ 웃음을 짓던 아버지의 얼굴에 약간의 긴장감이 돌았다. 그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2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도착한 군인들이 내렸다. 얼싸안고 기뻐하는 가족들, 재회의 입맞춤을 나누는 연인들...
잠시 딸의 얼굴이 보이지 않자 아버지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
사람들 속에서 한참을 두리번 거리며 어두워만 가던 아버지의 얼굴에 다시 환한 미소가 비쳤다.
“저기 있네”라며 달려가는 아버지. “제이미, 제이미”라고 딸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르며 1년만에 이라크에서 돌아온 둘째 딸을 뜨거운 포옹으로 맞는다.
지난 23일 밤 9시10분. 롱비치에 있는‘미 육군 예비군 센터’(U.S. Army Reserve Center)에서는 눈물겨운 재회의 장면들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지난해 10월15일 이라크로 파병된 63지역 예비군 사령부(Regional Readiness Command) 소속 376 인력관리 대대(Personnel Services Battalion) 군인 120명이 복무를 마치고 귀환한 것이다.
이재담(52)·이실자(44) 부부의 딸 제이미 이(20)를 비롯 존 김(26), 마이크 한(20), 데이빗 조, 에윈 홍씨 등 5명의 자랑스런 한인 아들, 딸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귀환했다.
이재담씨는 둘째딸 제이미의 귀환이 너무 기쁘기만 했다. 지난해 제이미가 이라크로 파병된데 이어 미 육군 현역병인 맏딸 현아(24)씨도 지난 9월 이라크로 떠났다.
“공교롭게도 현아의 부대가 제이미 부대와 업무 인수인계를 하게 되었지요. 둘이 같이 있으면서 전화도 하고 그러니 안심은 되더라고요”
제이미는 “언니하고 두달간을 이라크에서 같이 보냈다”면서 “서로 일을 하다 여유가 생기면 찾아가 이야기도 하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막내 아들을 이라크로 보낸후 가슴을 졸였던 마이크 한씨의 모친은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아들을 부둥켜 안고 연신 눈물을 흘렸다.
한씨의 어머니는 “지난 일요일 캔사스주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고는 아들과 상봉할 날은 손꼽아 기다렸다”며 “오늘 롱비치에 도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랴부랴 달려왔다. 땡스기빙 최고의 선물”이라며 아들을 꼬옥 끌어안았다.
어머니 김현숙(48)씨와 누나 김민아(29)씨와 재회의 기쁨을 나눈 존 김씨는 오히려 자신이 놀랐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공항에서 누나 민아씨에게 살짝 전화를 걸어 부모님에게는 알리지 말라고 했지만 공항에 내리자 마자 어머니를 만나 깜짝 놀랐다는 것.
김씨는 “이라크는 현재 경제 상황도 생각보다 괜찮고 우리의 업무도 미국내 군인들의 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땡스기빙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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