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70대 실종노인 사망 계기 자성 목소리 높아
한인양로병원 등 건립해
전문적 예방 치료 힘써야
치매 증세를 보였던 70대 한인노인이 실종 1주일만에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 팍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을 계기로 한인사회에 치매 등 정신질환을 앓는 노인 보호를 위한 특별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체계적 예방 및 보완대책이 부실해 유사한 사건이 거듭 발생하고 있는데다 이번과 같은 사건을 당사자 및 가족의 불행 정도로 치부하는 경향이 한인사회에 은연중 만연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치매 등 각종 정신질환을 ‘부끄러운 병’으로 인식한 나머지 쉬쉬하다 병과 우환을 오히려 키우는 사례가 많아 이같은 잘못된 인식을 전환하고 공동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밤중 외출뒤 1주일만인 지난달 30일 골든게이트팍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덕연(76. 여) 씨도 평소 알츠하이머(치매) 증세를 앓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2년여 전에도 가벼운 정신질환으로 분별력이 흐려진 오클랜드의 한인노인이 길을 잃고 헤매다 행려병자보호소에 수용돼 10여일만에 발견됐고, 올 여름에만 해도 이스트베이의 80대 한인노인이 집 근처에 바람쐬러 나갔다 집을 못찾는 바람에 새벽녘에야 경찰의 도움으로 간신히 귀가하기도 했다. 이밖에 주로 정신질환을 앓는 노인 등 한인들의 실종소동이 심심찮게 이어지고 있다.
EB한미노인봉사회 양성덕 회장은 “가족들도 (먹고살기에) 바빠서 치매노인 문제는 가족의 간호만으로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근본대책은 한인운영 양로원을 설립해 운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치매노인은 노인회라도 출석을 시키면 도움이 되는데…”라며 오갈 때 동행 등 불편하다는 이유로 치매노인을 집안에 있게 하려는 것이 화를 더 키우는 것임을 우회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지역 등 몇곳에서 한인양로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자금문제로 진척이 더딘 편이다.
한편 노인 정신질환의 핵심으로 거론되고 있는 치매 예방 및 치료 등과 관련해 동양인건강진료소의 조지 리 정신과담당의는 “치매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특별한 약이 없다”며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부지런히 머리를 쓰고 기억력이 감퇴되는 증상이 보이면 바로 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고 권장했다. 앞서 유고명 신경내과 전문의도 “구멍가게를 보면서 자잘한 숫자계산을 한다든지 뭘 외운다든지 하는 식으로 머리를 자주 쓰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달 23일 밤늦게 집을 나간 뒤 실종됐던 샌프란시스코 거주 박덕연(76. 여) 씨는 1주일만인 30일 오전 8시쯤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팍 스토우레이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박 씨는 물에 떠 있는 상태였으며, 사체를 검사한 SF검시국 관계자는 1일 “외상 등 타살로 추정할 만한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으나 추가 정밀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치매를 앓아온 박 씨가 평소 이 공원을 자주 찾았다는 가족 등의 진술과 외출 이후 다른 곳에 들렀다는 특별한 징후를 발견하지 못해 일단 사망시기를 외출 당일밤부터 이튿날로 추정하는 한편 만일의 다른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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