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약재로 지은 보약의 부작용으로 환자가 간이식 수술까지 받았다는 주장은 충격적이다. 남가주의 50대 초반 한인여성은 한약으로 간 손상을 입었으며 그 책임을 물어 지난 8월 한인타운내 한의원으로부터 49만 달러의 배상금을 받았다고 최근 공개했다.
그러잖아도 지금 소비자들은 ‘중국산’에 대해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이다. 중국산 김치에서 납 성분이 검출된데 이어 기생충 알이 발견돼 한국에서 구충약이 동이나는 이변을 지켜보면서 미주 한인들의 불안심리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이번 배상 케이스와 관련, 한방업계의 전반적 반응은 ‘억울하다’이다. 첫째, 한 케이스로 인해 한약 전체에 대한 불신이 조장될 것이 억울하고, 둘째는 환자의 간 손상이 한약으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배상을 받은 여성은 2년 전 십전대보탕을 복용한 후 어지럼증과 구토 등 부작용이 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검사를 받아보니 간이 너무 손상되어 이식이 불가피했고 원인은 한약재로 인한 중독으로 판정되었다고 했다. 한방업계는 약 복용 두달 만에 간이 그렇게 심하게 손상되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한방업계가 지금 “억울하다, 뭔가 잘못됐다”는 주장만 되풀이 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
환자와 의사의 관계는 신뢰가 기본이다. 환자가 의사를 찾는 행위는 자신의 건강, 때로는 생명을 그의 손에 맡기는 일이다. 한의원·한의사라고 다르지 않다. 한의학의 전통이 깊은 우리로서는 양방보다 한방으로 효과를 보는 케이스들을 부지기수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제 그 신뢰성을 뿌리 채 흔드는 요인이 등장했다. 중국산 약재들이다.
일반 식품은 소비자들이 생산지를 확인하며 선택을 할 여지가 있는 반면 약재는 전적으로 한의원의 손에 달려있다는 사실이 다르다. 한의원에서 한약을 다려 개별 포장을 해주면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소비자들은 알 길이 없다. 믿고 복용할 뿐이다. 대신 신뢰를 상실하면 환자들은 한순간에 등을 돌린다는 사실을 한방업계는 명심해야 한다.
한의사협회는 중국산 약재를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안 해소방안을 시급히 마련하기를 바란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약을 지으면서 단지 원가를 낮추기 위해 중국산을 택한다면 의료인으로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환자를 내 몸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마음가짐을 회복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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