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보면 대게 평범한 날이 연속되나 이런 일상의 날에 대한 감사는 인색하다. 그러나 이런 평범한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인지 며칠 전 뉴욕으로 출장 가는 길에 깨달았다.
약간의 경비 절약과 집에서 가까운 오렌지카운티공항을 이용하려고 솔트레이크공항에서 다른 비행기로 갈아타는 코스를 택했다. 그런데 가는 첫날 솔트레이크 공항까지 잘 운항하여 막 착륙하려던 비행기가 다시금 급 비상을 하기 시작했다.
약간 흐린 날씨였지만 승객은 영문을 모른 채 멀어지는 공항을 쳐다보고 있을 무렵 기내 방송을 통해 공항주위의 갑작스런 기상악화로 착륙이 불허되어 부득이 1시간정도 떨어진 인근 공항으로 간다고 했다. 낯선 공항에 임시착륙 1시간 정도 대기한 후 솔트레이크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갈아탈 뉴욕 행 비행기는 이미 떠난 지 오래였고 이때부터 나 홀로 한밤의 고난(?)이 시작 됐다. 솔트레이크 공항에서 무려 6시간을 기다려 자정이 넘어서 그것도 뉴욕 직행이 아닌 신시내티 공항까지 갈 수 있었고 또 다시 텅 빈 신시내티 새벽공항에서 혼자 4시간을 기다려 하루 밤을 꼬박 새고 마지막 뉴욕 행 비행기로 갈아타 JFK 공항에 도착하니 OC 공항을 출발한지 무려 24시간 지난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무런 문제없이 다녀올 수 있었던 여정이 한순간 기상악화로 밤새도록 시련(?)을 겪고서야 겨우 도착하고 보니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란 성경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다.
최근 허리케인 카타리나와 리타 그리고 산불 등 예기치 않았던 재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우리 주변에 크고 작은 각종 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불안전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하루하루 평범한 삶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일상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살았던 나 자신을 새롭게 발견한 값진 시간이었다.
조무제
경상북도 LA파견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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