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말이 중국과 서로 달라 중국 문자인 어려운 한자로서는 서로 뜻을 통할 수 없고 이를 배울 수 없는 백성들은 하고싶은 말이 있어도 이를 적는 쉬운 글자가 없어 그 뜻을 나타내지 못하니 나는 이를 안타깝게 여겨 새로 스물 여덟자를 만들었으니 사람마다 쉽게 익혀 널리 쓰기를 바라노라.”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소리’(훈민정음) 서문에 창제 동기와 그 취지를 밝히고 있다.
대인과 옥동자의 출산은 큰 진통과 난산이 수반된다고 하였던가. 성군 한글대왕 세종께서 창제하신 훈민정음도 결코 순산 아닌 큰 고통과 수난속에서 탄생하였으니 사대 모화사상의 학자 신하들의 반대와 냉소 가운데에도 오직 굽힘없는 겨레 사랑 일념으로 정인지 성삼문 신숙주를 주축으로 한 우리글 연구기관을 집현전과 정음청에 설치, 외롭게 추진하여 얻은 우리 한글이 전세계 문자 가운데 가장 쉽고 과학적이며 독창적인 문자로 자랑스럽게 여기는것도 대왕의 가장 큰 불멸의 업적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훈민정음과 세종대왕의 첫 작품인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는 조선 창업의 공을 기리고 찬송하는 노래로서 백성에게는 건국의 당위성과 정당성을 홍보하는 의도로 생각되며 가장 오래된 책으로 알려져 있고,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은 석보상절을 통한 부처님의 공덕을 찬양하고 소헌왕후의 명복을 기원하는 노래로서 고려 국교인 불교 사상을 무마하고 포용하는 뜻이 담긴것으로 보이며, 억불숭유 정책을 국시로 삼았던 이조시대 부처의 공을 숭모 한것은 왕후에 대한 지극한 추모와 독자적인 신앙으로 보아진다. 이 외에도 고려사와 석보상절의 작품이 기록에 남아있다.
우리 문자가 없던 예전에는 중국 문자인 한자를 사용 했으나 너무 어려워 양반층에 국한된 귀족 문자로 일부 상류층에만 유통되었으며 이후 삼국시대 신라 설총이 창안한 이두는 한자의 음과 훈을 빌어 우리말을 표기하는 문자로 이 또한 어려워 주로 중류층에서 통용된 문자로 한정되었고 우리 고유의 문자 훈민정음은 사대 모화사상의 그늘에서 빛을 보지 못 했으니 일반 부녀자 승려 천민이 사용하는 문자로 이른바 계층적 문자 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우리 문자의 별칭으로는 낮은 표현으로 속된 문자라는 언문(諺文), 부녀자 승려 일반 천민층이 사용 한다는 암클, 한자는 진문에 반하여 한글은 가짜글이란 호칭으로 냉대와 외면을 당했으며 두음이 합하여 하나의 소리를 낸다는 반절(反切) 이라고도 불렸다.
우리 글자의 별칭이 말 하듯 파란만장의 역경이 훈민정음 반포(1446년, 세종 28년) 이후 조선 말엽까지 지속 되다가 갑오경장(1894년) 이후 한문과 이두 한글 혼용을 효시로 1895년에 비로소 학교와 관청이 동시에 사용하였으며 이와 함께 실학사상과 근대화의 물결, 기독교 천주교 전래로 인한 인쇄술 발달과 함께 한글의 보급이 크게 진전되었음을 알 수 있다.
크다, 바르다, 으뜸가다 의 뜻을 가진 ‘한’을 접두어로한 한글의 명칭은 1900년대 한글 운동으로 이를 민족 문자로 자리잡은 주시경 선생에 의해 창안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한글 최초 신문으로 독립신문과 제국신문이 기록으로 전하고 있다.
이후 일제 때의 한글 말살 정책으로 또 한번의 홍역과 시련을 겪은 우리 민족의 고유문자 한글, 559주년을 맞이한 이때 살펴야 할 점은 보석인들 버려두면 제 빛을 발산할까. 보배로운 우리 글자 갈고 닦아 빛낼 주체 그 몫은 우리 국민 아니던가.
정두경 <버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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