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테크노골리앗’ 최홍만이 ‘야수’ 밥 샵 사냥에 성공하며 K-1 최고 거인임을 당당히 선언했다.

최홍만은 23일 일본 오사카돔에서 열린 K-1월드그랑프리 개막전 밥 샵과의 대결에서 저돌적인 밥 샵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고 다운을 한차례 빼앗는 등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 2대0 판정승을 거뒀다.

지난 3월 데뷔전인 K-1 서울대회에서 ‘깜짝’ 우승한 최홍만은 이로써 연승 행진 을 이어가며 6전 전승을 기록, K-1에서 최정상급 선수임을 알렸다.

최정상급 선수인 밥 샵을 꺾었기에 그동안 약체 선수들만 만나 승리를 거둬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잠재울 수 있게 되었다.

이와 함께 최홍만은 11월19일 도쿄 돔에서 K-1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인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8강전에 진출하는 기쁨도 누렸다.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은 예선전 성격인 이번 대회를 거쳐 올라온 8명이 올해 최종 K-1 챔피언을 가리는 대회다.

이날 경기는 K-1에서 대표적인 두 거인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최홍만은 키 218ｍ에 몸무게 160㎏, 밥 샵은 2ｍ에 155㎏.

정교한 기술은 많이 볼 수 없었지만 거인들이 쏟아붙는 무지막지한 펀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킬만한 한판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마자 밥 샵은 예상대로 저돌적으로 펀치를 퍼부었으나 최홍만은 잽으로 효과적으로 견재하며 간간히 무릎 공격을 시도했다.

최홍만은 1라운드 중반 계속 연타를 퍼부으며 주도권을 잡았고 밥 샵은 1분여를 남기고서는 지친 기색을 역력히 보이며 제대로 공격을 하지 못했다.

2회전에서도 최홍만의 우세가 이어졌다. 최홍만과 밥 샵은 2회전 공이 울리자마자 난타전을 벌였으나 최홍만의 펀치가 밥 샵의 안면에 더 자주 꽂혔다.

최홍만은 2라운드 30여초를 남기고 좌우 연타를 퍼부었지만 밥 샵을 눕히지는 못했다.

3라운드에 들어서 최홍만은 밥 샵의 공격을 막아내며 24초만에 무릎 차기로 다운을 뺐어내 승기를 잡았다. 밥 샵은 안면에 출혈이 심해 경기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최홍만은 밥 샵에게 무릎 치기를 허용하는 등 3라운드 종반 지친 기색을 보이며 방어에만 치중했으나 1,2라운드에서 벌어놓은 점수와 3라운드 다운으로 판정승을 이끌었다.

최홍만은 경기가 끝난 뒤 월드그랑프리 개막전에 처음 출전했는데 승리해 너무 만족스럽고 한국에서 오신분들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경기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해 싸우며 점수를 만회하려고 애쓴 밥 샵은 고개를 저으며 경기결과에 납득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최홍만을 비롯해 세미 슐츠, 레이 세포, 제롬 르 벤너, 피터 아츠, 무사시, 프랑소와 보타 등이 승리를 거두며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을 확정지었다.

지난해 챔피언인 레미 본야스키는 슈퍼파이트 경기에서 알렉세이 이그나쇼프를 꺾으며 챔피언의 면모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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