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의 호르몬’이라는 별명을 가진 호르몬이 있다. 뇌하수체후엽에서 분비되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다.
옥시토신의 어원은 ‘빨리 태어나다’라는 의미의 그리스어. 임산부가 출산을 할 때 자궁을 수축시켜 분만을 도움으로써 아기가 ‘빨리 태어나’게 하는 호르몬이다. 또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면 엄마에게서 자동적으로 젖이 나오게 하는 것이 또 이 호르몬이다.
그렇다고 이 호르몬이 임산부에게만 분비되는 것은 아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분비되어 상대방을 껴안고 싶은 충동을 유발한다. 우리가 불현듯 앞에 있는 사람을 포옹하고 싶어진다면 그것은 화학적으로 체내에서 옥시토신이 분비되고 있다는 말이 된다.
동물에게서도 옥시토신의 작용은 비슷하다. 옥시토신은 상대에 대한 경계심을 누그러뜨림으로써 짝짓기를 유도한다. 약육강식의 동물의 세계에서 새끼들이 어미를 믿고 따르는 것 또한 옥시토신의 작용이다. 옥시토신이 분비되지 않으면 새끼들은 어미를 따라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마음을 열고 상대를 받아들이며 포옹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호르몬, 우리를 푸근하게 만들어주는 호르몬이 바로 옥시토신이다.
그런데 최근 2-3년 전부터 경제학자들이 옥시토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경경제학 분야의 권위자인 폴 자크 교수가 대표적. 자크교수에 의하면 사람들이 투자를 하고 물건을 사는 등 경제 활동을 하려면 상대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하는 데 그 신뢰감을 높여주는 화학물질이 바로 옥시토신이라는 것이다.
옥시토신의 ‘신뢰 효과’는 스위스 취리히 대학의 경제학 연구팀 역시 증명을 했다. 취리히 대학 연구팀은 128명의 남성들을 대상으로 투자게임을 했다.
A와 B를 한 조로 두명 씩 짝을 지은 후 A가 B에게 원하는 액수만큼 투자를 하는 게임이다. B는 투자 받은 액수의 3배를 벌게 되는 데, 이때 번 돈을 A에게 나눠줄 수도 있고 독식을 할 수도 있다. 결국 A는 B가 수익금을 나눠주리라는 믿음이 클수록 많은 액수를 투자하게 된다.
연구진은 옥시토신을 코에 뿌린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했는데, 옥시토신 냄새를 맡은 참가자들은 45%가 투자한 데 비해 냄새를 맡지 않은 그룹에서는 21%만이 투자를 했다. 옥시토신이 상대에 대한 신뢰감을 두배쯤 높여 준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6자 회담이 타결되었다고 한국과 미국이 기뻐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북한 문제가 원점으로 돌아왔다. 똑같은 공동성명을 놓고 양측이 동상이몽을 했던 것이 또 드러났다.
북한측은 미국이 먼저 경수로를 제공해야 미국을 믿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고, 미국 측은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해야 믿고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불신이 너무 깊다.
신뢰만 있으면 간단하게 해결될 일들이 서로 믿지를 못해서 복잡하게 꼬이고 무산되는 경우가 살다보면 너무 많다. 혹시 공중에서 옥시토신을 대량 살포하면 세상이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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