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문자<자영업>
‘친구 따라 강남 간다’ 라는 말이 있다. 친구를 사귀는 일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들의 친구에 각별한 신경을 쓰기도 한다.
우리 딸 아이가 어렸을 때에, 이웃에는 우리 아이보다 한 살 아래인 혜성이가 살았는데 혜성이의 엄마도 친구에 신경을 쓰는 분이었다. 혜성이는 항상 우리 아이와만 놀았다. 그 이유는 우리 앞집에 사는 아이가 욕을 잘하기 때문이었다. 혜성이의 친구가 하나밖에 없었던 것과는 달리, 우리 아이는 욕 잘하는 앞집의 아이와 개구쟁이 뒷집의 아이와도 함께 놀았다. 그 아이들은 학교에 가면 어차피 같은 학교에 갈 것이고 어쩌면 짝이 되어 나란히 앉아서 공부를 할런지도 모르는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한 반에 60명 정도가 한 반이 되기도 하고 한 동네 아이들이 모두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되는데, 그 아이들의 특성과 환경은 모두 다를 수 밖에 없었다.
한 학급에는 물론 우등생도 있고 열등생도 있으며, 재능이 있거나 착한 아이, 또 말썽꾸러기도 있기 마련이다. 그 많은 급우들 가운데 내가 사귀는 아이들은 제한이 되어 있다. 어른들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그 중에는 친구도 있고 경쟁자도 있으며, 아예 관심이 없거나 심지어는 서로 미워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면 친구가 되어지는 조건은 무엇일가.
친구 사귀는 일을 누가 대신 결정해 주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 많은 사람중에서 하필이면 그 사람을 친구로 사귀는지는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인 것이다. 그 친구의 어떤 부분이 나의 관심을 끌기 때문이며 또 서로 어울릴 때에 재미가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친구를 억지로 사귀는 사람은 별로 없다. 모두 그냥 자연스럽게 사귄다. 아이들 중에는 함께 모여서 보람 있는 일을 하기도 하고, 함께 모여서 좋지 않은 일을 도모하기도 하는가 하면, 아예 혼자서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남몰래 실천에 옮기는 아이들도 있다. 이것을 누가 말리랴.
오래 전에 우리는 혜성이와 이웃하고 지내던 동네를 떠나 이사를 하였기 때문에 혜성이가 어떻게 조순하게 자랐는지, 앞집 아이는 어른이 된 후에도 거침없이 욕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를 알 길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 때에 함께 놀던 아이들 중에서 욕을 하는 아이는 늘 앞집 아이 하나 뿐이었으며, 다른 아이들이 욕하는 것을 듣지 못하였다는 사실이었다.
우리가 일생 동안 여러 사람과 어울릴 때에, 세상 사람들의 인품과 자질은 각양각색이고 또 사람들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만나는 여러 사람의 장점과 단점 사이에서 각별히 사귀게되는 친구는 당연히 값지고 아름다워야 한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장점을 찾아내서 유익한 친구를 만든다는 것이 결국은 나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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