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휘경(취재1부 기자)
한인들은 ‘아시안 아메리칸’으로 분류되기 보다는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인식되길 원한다. 그래서 외국인들로부터 한데 뭉뚱그려져 ‘아시안’이나 ‘중국인’, ‘일본인’ 등 기타 아시안으로 인식되면 심한 거부감을 표시하며 ‘나는 코리안이다’라고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집단으로도 ‘아시안 커뮤니티’ 보다는 ‘코리안 커뮤니티’로 따로 분류되길 원한다. 외부에서 중국 커뮤니티와 우리를 혼동하거나 타 아시안 커뮤니티가 한인사회를 포함시켜 ‘아시안 커뮤니티’라고 부르는 데 거부 반응을 보인다.그러나 미국에서 나고 자란 2세 어린이, 청소년들은 사뭇 다른 반응을 보인다. 한인 2세들은 자신들을 ‘아시안 아메리칸’으로 인식하며 타 아시안 커뮤니티와 뭉뚱그려 취급되는 것을 오히려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이는 타문화, 타민족이 한데 어울려져 조화를 이루는 것을 강조하는 미국 문화에 익숙해진 것도 있지만 미국사회에서 살아야하기 때문에 아시안 아메리칸으로서 통합된 정체성을 갖는 게 오히려 생존에 유리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미국이라는 큰 나라에서 ‘코리안’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것은 우리 한민족의 뿌리를 지키는 데 아주 중요하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다민족, 다문화가 아우러진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우리 문화를 세대별로 전수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안 아메리칸으로 한인 커뮤니티를 포함시켜야 미 주류사회에서 이익을 볼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하는 커뮤니티가 중국사회이다.
한인들이 아무리 ‘코리안 커뮤니티’라고 목소리를 내봐야 우리 인구는 미 전체에서 1%도 되지 않아 혜택을 얻기가 힘들다. 중국 커뮤니티는 우리보다 훨씬 이민 역사도 길고 인구도 많지만 타 아시안 커뮤니티를 포함시켜 자신들을 ‘아시안 아메리칸 커뮤니티’라고 한데 묶어 목
소리를 높이는 데 능숙하다.
한인 커뮤니티도 걸핏하면 ‘중국인’, ‘중국 커뮤니티’를 우리로부터 분류하는 습관을 버리고 우리가 필요할 때는 우선적으로 ‘아시안 커뮤니티’라는 팻말을 앞세워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익혀야 할 것이다.
이번 청과업소 좌대 규정 강화 문제도 한인 뿐 아니라 중국 청과, 델리 업계를 포용해 ‘업계’ 살리기로 가는 방향을 잡은 것은 지극히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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