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 미 연방수사국(FBI)이 막강한 미 하원 세입위원회의 민주당 중진 윌리엄 제퍼슨 의원의 비리혐의에 대해 1년 가까이 도청을 포함한 비밀조사를 벌여온 것으로 밝혀져 여러 파장을 낳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건이 특히 주목받는 것은 FBI의 조사가 함정수사 논란을 빚고 있는 데다 이같은 방식의 의원 대상 수사는 하원의원 6명과 상원의원 1명이 유죄선고를 받은 1978년 아브스캠 사건 이래 28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며, 내년 중간선거에도 공화.민주 양당의 선거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제퍼슨 의원에 대한 FBI의 수사 상황을 전하면서 이같은 파장을 함께 소개했으나, 이를 수사 동기에 대한 의혹으로 발전시키지 않고 제퍼슨 의원이 비리혐의로 FBI의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일단 초점을 맞췄다.
제퍼슨 의원에 대한 FBI의 비밀수사 사실이 알려진 것은 수사당국이 지난주 제퍼슨 의원 집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냉장고에 보관돼 있던 거액의 돈 등을 압수한 게 계기가 됐다.
FBI는 북버지니아에서 사업을 시작하려던 첨단기술회사의 동의를 얻어 이 회사와 제퍼슨 의원간 대화내용을 도청해 녹음했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 제퍼슨 의원이 이 회사에 투자한 뒤 의회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해 회사 사업을 돕겠다고 말하는 내용이 도청됐다고 전했다. 제퍼슨 의원은 이 거래과정에 한 투자자의 돈 수십만달러를 착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제퍼슨 의원측은 한푼도 착복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하면서 함정수사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흑인인 제퍼슨 의원이 주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워싱턴이나 루이지애나가 아니라 백인 거주지역인 북버지니아에서 사단이 난 것에 대해서도 기묘하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그동안 톰 딜레이 미 하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급 인사들의 부패나 비리 혐의에 대한 민주당측의 공세에 이 사건이 물타기 효과를 통해 내년 중간선거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양당이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내년 선거에서 공화당의 부패를 집중 공격할 태세였으나 이제 공화당측이 역공을 통해 쟁점을 흐릴 수 있게 됐다고 우려하고 있다는 것.
제퍼슨 의원은 1990년 루이지애나주에서 첫 흑인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뒤 8선째이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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