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국학교연합회 내분이 또 불거져 나왔다. 연초 한글 교과서 배부 유보사태로 표면화되었던 내분이 6개월 넘게 해결되지 못한채 또 한번 그 부끄러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 충돌의 계기는 연합회의 가장 큰 행사인 한국어교사 학술대회 장소에서 비롯되었다. 13일 열리는 학술대회 장소는 윌셔그랜드 호텔이다. 이사장 쪽은 “교육관에서 저렴하게 치룰수있는 행사를 왜 비싸게 호텔에서 하느냐”며 승인 불가를 통보했고 회장 쪽에선 “교육관은 다른 행사가 예약되어 사용이 불가능하며 학술대회는 예년에도 호텔에서 개최해왔다”고 맞섰다. 양쪽 다 일리가 있다. 다시 말해 싸울 필요없이 한 두번의 회의로 충분히 합의할 수 있는 사항이라는 뜻이다. 다행히 교육원등의 중재로 엊그제 이사회의 승인이 나와 행사는 치를 수 있게 되었다.
올해 초 출범한 새 회장단의 부회장 인선으로 발단된 연합회의 분규는 겉으로는 이사회와 집행부인 회장단의 갈등으로 드러났지만 안으로는 이사회내의 힘겨루기 싸움이다. 16명의 이사들이 현 회장단을 미는 일부 이사들과 현 이사장을 중심한 이사들의 두편으로 갈려 대립하고 있다. 지난 4월엔 고성이 오간 회의 끝에 이사회 해체 광고가 각 신문에 게재되기도 했다. 해체가 합법적 성립이 안되는 것으로 판명된 후 일부 이사들은 현 이사회를 거부중이며 이사장은 새 이사를 영입해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있고 집행부는 이사회를 외면한채 행사들을 강행해 왔다. 주도권 싸움에서 감정 싸움으로, 자존심 대결로 악화되고 있으니 실마리를 찾기 힘들다.
양쪽의 감정이 격해 타협이 어렵다면 중재자를 찾아야 한다. 가장 적합한 중재자는 교육원이다. 미주내 한글교육의 체계적 지원을 주요업무로 하는 교육원에게 250개 한글학교를 안고있는 연합회는 중요한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남용의 여지가 많은 현 회칙을 바로 잡고 이사 및 임원진의 임기와 선임기준을 좀더 엄격히 강화하는 개선안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다. 이 개선안을 놓고 교육원의 중재로 양쪽이 마음을 열고 마주 앉는다면 새 바람을 기대해 볼 만하다. 한글 교과서의 개선, 교사양성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등 연합회의 할일은 많다. 비생산적인 싸움으로 언제까지 시간을 낭비하며 창피를 감수할 것인 지 양측 모두 진지하게 자성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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