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비극적인 사건이다. 한 부부가 어머니와 장인, 친정아버지와 시어머니를 동시에 잃었다. 그것도 살인과 자살로 추정되는 끔찍한 사건을 통해서다. 병든 몸의 친정아버지가 딸 부부가 외출한 사이 치매를 앓고 있던 안사돈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경찰의 발표다. 실제 상황은 그러나 아무도 모른다. ‘병든 노인이 오죽했으면…’ 하는 추측만 가능케 할뿐이다.
이 사건은 어쩌면 적지 않은 한인가정에 잠복해 있는 시한폭탄성 사건일 수도 있다. 이 점에서 충격적이고, 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집안의 어른이 치매증상을 보인다. 그렇지만 자식된 도리로 차마 양로원으로 보내지 못한다. 한인의 일반적 정서다. 이런 가정이 하나 둘이 아니어서 하는 말이다. 하루 24시간 내내 옆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치매환자를 가정이 떠맡는다.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도 그렇다. 시도 때도 없는 가출에, 또 밤새도록 고함을 질러 경찰이 수차례 출동했다고 한다. 중증 치매환자다. 그렇지만 의료혜택을 받을 길이 없다. 결국 사업도 그만두고 어머니를 집에 모시고 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잠깐 사이 비극이 닥친 것이다.
치매환자는 급증추세에 있다. 전 세계적 현상으로 한인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 내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의 8.3%가 치매를 앓고 있다고 한다. 치매환자를 숨기려는 경향이어서 실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또 치매와 관련된 가정은 현재 열 가구 당 한 가구로 머지않아 다섯 가구 당 한 가구가 된다는 보고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미주 한인사회도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치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이번 사건 경우처럼 의료혜택이 봉쇄된 치매환자와 가족을 돕는 한인사회 자체의 네트웍을 마련해야 한다. 커뮤니티 차원의 문제 접근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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