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반인들이 평생동안 한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에 걸릴 가능성은 51%, 두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을 가질 가능성은 25%에 달한다고 한다. 정신질환은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얼마든지 나와 내 가족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도 국민보험관리공단이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우울증 환자는 37만4,000명에 달했고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의 심각한 잠재 우울증 환자의 숫자도 전국민의 8%에 해당되는 320만명에 이른다.
세계보건기구가 21세기 3대 질병의 하나로 우울증을 꼽을 정도로 인류의 행복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우울증과 더불어 만성 불안장애, 알콜 및 약물 남용은 현대인들이 가장 흔하게 경험하는 정신질환들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정신질환으로 고통 당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대로 치료와 도움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치료 대상 정신질환자의 3분의1 가량만이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들은 다른 인종과 민족에 비해 정신치료나 상담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중에 정신질환이 있다는 사실을 수치 혹은 불명예로 간주하고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려 하지 않는다.
통계적으로 아시안 국가들의 정신질환 발병률은 서구 여러 나라들에 비해서 낮게 나타나는데 실제 아시안이 정신적으로 더 건강해서라기보다는 정신질환을 수용하는 문화와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아시안들은 정신질환을 신체증상화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즉, 우울한 감정이 있을 경우 두통을 호소한다든가, 불안한 감정을 단순히 불면증이나 가슴답답증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좋은 예이다. 결국 정신질환이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내과 진료를 받거나 신체증상을 완화하는 약을 먹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이민자들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비이민자에 비해 높다. 이민자들은 언어, 문화적 차이, 적응의 어려움, 소수민족으로서의 편견과 차별, 장시간의 노동등 수많은 사회경제적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
이런 문제들이 한 개인과 가족, 더 나아가 이민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은 자명하다. 더욱이 이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적절한 정신치료 및 서비스를 제공할만한 시설이나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정신질환에 덧씌워진 편견과 치료에 대한 거부로 인해 정신건강 문제가 한인사회를 비롯한 이민사회 전반에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10여년간 정신질환 치료 약물과 정신상담 치료기법이 많이 발전되어 왔다. 따라서 정신질환 여부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와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정신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느낄 경우 곧 정신 관련 전문가로부터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 또한 지역 사회적으로도 정신질환의 예방교육과 더불어 정신질환 및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이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윤성민 정신보건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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