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아테네가 최고로 번성했을 때 창을 버리는 자는 용서하되 방패를 버리는 자는 결코 용서하지 않았다. 창은 공세를 뜻하고 방패는 지위를 뜻한다. 즉 자신을 지키기를 거부하는 자는 시민의 권리를 박탈했다고 한다.
오늘날 국제질서를 주도적으로 확립하기 위해서는 창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부시정부는 미사일 방어체계의 구축을 안보국방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대탄도 유도탄(ABM)조약을 둘러싼 러시아와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현재요격 미사일을 5기 보유하고 2007년까지 50기를 보유할 계획이다. 이는 상대방의 탄도 미사일 공격을 요격하여 무력화시킬 수 있는 비핵 수단을 확보함으로써 사실상 전략적 우위를 달성하겠다는 의도이다.
현재 핵탄두 보유 수는 미국이 7,300개 러시아가 6,100개로서 양국은 2007년까지 3,000개 수준으로 축소하자는 데 합의해 놓고 아직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핵탄두 수를 감축하려는 상황에서 미국만이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여 요격한다면 핵 전력의 균형이 깨어진다는데 러시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렇지만 부시정부의 판단은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수천 발의 탄도미사일 보다 소수불량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수십 발의 탄도미사일의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략적 환경변화에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같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가 계획대로 추진되면 북한 정권의 대미 미사일 협상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북한 정권은 미사일 계획이 평화적 성격을 띠고 있음을 선전하는 한편 러시아를 등에 업고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기본적인 목적은 김정일 독재체제의 안전과 유지를 위한 근간이 되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누구는 핵을 갖고 누구는 핵을 못 갖게 하는가’ 라며 항변하며 6자 회담 복귀에 반항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술 더 떠서 미국과 군축회담을 갖자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핵 확산 금지 조약(NPT)은 국제사회의 가장 분명한 불평등조약임에는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중요한 규범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한다. 조셉 나이가 제시한 ‘핵 확산 금지 조약의 논리’를 보면 첫째로 핵보유국이 많으면 많을수록 핵전쟁의 위험성이 증대된다는 것이다. 둘째로 핵무기의 가공할 파괴력과 대량살상은 지구를 파괴하고 인류를 말살케 할 것이다. 따라서 무질서한 평등보다 질서 있는 불평등을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국제사회의 안전과 평화에 필요하고 유익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정권은 이를 무시하고 핵보유가 자신들의 국제적 위상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대내적으로 인민들에게 김정일 독재체제에 절대 복종시키는 최상의 길이라고 오판하고 있다. 즉 과거 핵무기 미 보유시에는 ‘미국이 쳐들어온다. 배고파도 참아라’며 위협하고 핵무기 보유 이후에는 ‘우리도 미국과 대결할 수 있는 핵을 갖고 있다. 공갈만 치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라며 호소하고 있다.
우리는 북한에 수없이 속아왔기 때문에 그들이 무순 말을 해도 믿을 수 없다. 그들은 자기에게 유리한 만조기에는 공세적 전술을 전개하고 불리한 퇴조기에는 평화적 위장전술을 펴며 만조기가 될 때를 기다리는 전법을 상투적으로 써왔다. 따라서 한국이 북한의 핵무기 공갈에 끌려 다니다가 적화통일 당하지 않으려면 여기저기 걸치는 문어발식 외교를 지양하고 자유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미국의 힘을 빌려야한다.
박종식/예비역 육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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