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으로 흔히 불린다. 아주 옛날부터 모든 인간 사회에 존재했기 때문에 생긴 말이겠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 일부 동물학자들은 바나나를 주고 받으며 성행위를 하는 보노보 원숭이의 예를 들면서 매춘은 인간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어찌됐든 매춘에 대한 태도는 사회와 시대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고대 바빌론의 수메르 족들은 모든 여성들이 평생에 한번 신전에 나가 ‘성전 창녀’ 노릇을 해야 했다. 키프로스와 코린트, 팔레스타인 일대에도 이런 풍습이 널리 퍼져 있었다.
매춘 행위를 누구보다 강력히 규탄한 것은 구약의 선지자들로 그 중에서도 창녀를 아내로 둔 호세아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다말이 창녀로 변장해 시아버지 유다와 동침하는 장면을 기술한 것을 보면 이스라엘에서도 선지자 이전에는 매춘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부정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말은 역시 창녀 출신으로 여호수아와 내통해 여리고 성을 무너뜨리는데 일조한 라합과 함께 다윗 왕과 요셉의 조상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매춘을 합법화해 그 수익금을 아프로디테 신전 운영 기금으로 사용했으며 로마에서는 여성 포로와 죄수에 대한 형벌로 매춘을 강요하기도 했다. 그 후 중세 기독교가 들어서면서 매춘을 죄로 규정, 지탄의 대상이 됐으나 사실상은 이를 허용했다. 가장 위대한 신학자의 하나인 성 오거스틴은 “도시에 하수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매춘은 필요악”이라고 가르쳤다. 젊었을 때 방탕한 생활을 한 오거스틴은 “주여, 내게 정절을 주소서. 그러나 아직은 마소서”라는 기도로 유명하다.
나라마다 매춘을 보는 태도가 다양한 것은 21세기도 마찬가지다. 대다수 국가는 매춘을 허용하고 있지만 회교권에서 이는 극형으로 다스려진다. 반면 네덜란드에서 ‘성 노동자’들은 노조가 있고 세금도 낸다. 독일과 스위스, 뉴질랜드도 이와 비슷하다. 2003년 호주에서는 ‘데일리 플래닛’이란 매춘 회사가 증시에 상장되기도 했다.
서양에서 매춘이 가장 엄격히 규제되고 있는 나라의 하나는 미국이다. 라스베가스를 제외한 네바다의 일부 카운티와 로드아일랜드를 제외하고는 매춘은 어디서나 불법이다. 20세기 초 여권운동이 일어나면서 여성을 비하하고 착취하는 성 매매 금지를 주창했고 그 결과 당시까지 ‘매춘의 수도’ 뉴올리언스에서도 이것이 불법화됐다. 1949년 제정된 유엔 헌장은 매춘은 인간의 존엄과 양립될 수 없다며 이를 금하고 있다. 89개국이 이 헌장에 서명했는데 문명국 중에는 독일과 네덜란드, 미국이 빠져 있다.
지난 주 1,000명이 넘는 수사요원들이 LA와 샌프란시스코 78개 업소를 덮쳐 총 44명의 조직원과 148명의 매춘 여성을 검거했는데 이중 대다수가 한인이었다. 미국까지 와서 매춘에 종사하는 여성도 지탄받아야 하지만 이들이 이처럼 대규모 영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한인 고객이 있기 때문임은 물론이다. 한인 커뮤니티의 절절한 반성이 요구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