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시비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30대 초반의 건장한 남성이 차를 남의 주차장에 세운 것이 발단이 되어 목숨을 잃었다.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던 이 남성은 지난 27일 근처 종합병원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가 차가 견인 당하자 격분, 주차장 경비원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했다. 어처구니없고 안타까운 죽음이다.
주차 시비가 죽음이라는 극한 상황까지 가는 일은 물론 흔치 않다. 이번 사건은 일반화할 수 없는 예외적인 케이스이다. 하지만 주차 자리를 놓고 폭언이나 주먹질이 오가는 마찰은 끊임없이 있어 왔고, 그런 마찰이 뜻하지 않은 사고를 불러올 잠재적 위험성은 상존한다.
주차 시비가 일어나는 근본적 원인은 주차공간의 절대부족이다. 넓은 공간에 여유 있게 차를 대던 것은 이제 미국에서도 옛일이 되고 있다. 특히 한인타운에는 주차 공간이 태부족인 샤핑몰이 너무 많다. 건물주가 임대수입 올리는데 급급해 상점 수를 너무 늘리다 보니 주차공간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아울러 차량과 차량 사이의 간격이 너무 좁은 것도 문제이다. 주차장을 잘게 나누어 수용 차량 숫자를 늘리다 보니 차는 겨우 세워도 문 열고 나가기가 힘든 경우가 많이 있다. 옆 차와의 접촉사고 시비가 잦을 수밖에 없다.
주차시설은 비즈니스의 첫 인상이다. 모든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서비스업이며 서비스의 첫 번째 관문은 편리한 주차시설이다. 주차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특정 업소를 찾기에는 동종 업소가 너무 많다는 사실을 업주들은 명심해야 하겠다.
주차 시비의 두 번째 원인은 운전자들의 무매너이다. 다른 차가 신호를 주며 기다리는 자리에 재빨리 차를 세우고, 더블파킹을 한 채 자기 볼일을 보며, 주차가 금지된 줄 알면서 남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등의 얌체 행동들은 시비의 단골 원인이 된다. 여기에 한인들 특유의 급한 성격, 욱하는 기질이 가세하면 사소한 언쟁이 기름에 불붙은 듯 순식간에 격해질 수가 있다.
주차라는 사소한 일이 비극을 부르는 사태는 없어야 하겠다. 남을 배려하는 풍토가 조성되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이다. 건물주는 고객을, 운전자는 다른 운전자를 배려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주차 시비는 심호흡 한번으로 삭일 수 있는 감정문제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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