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과 생각
▶ 써니 리 /한미정치발전연구소 소장
주한 미국대사 출신으로 한반도 문제 최고의 전문가인 퓰리처 스쿨의 스티븐 보스워스 학장은 한국 통일의 걸림돌로서 막대한 통일비용과 희생을 예로 든 바 있다. 북한보다 월등한 경제력을 가진 남한은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취약한 북한이 붕괴되거나 남한에 흡수될 경우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통일은 전후세대가 사라지고 있는 시점에서 민족의 동질성 회복의 차원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통일이 지연될수록 남북한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격차와 이질감은 더욱 더 골이 깊어질 것이고 그만큼 희생도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랜드 연구소의 외교 국방과 국제경제 관계 전문가인 찰스 울프 주니어 수석연구원과 국제금융 전문가인 카밀존 아크라모프 연구원이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는 남북 통일 비용에 대해 상당히 설득력을 갖는다. 북한 정권이 재래식 군사력 유지 비용과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예상 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고 외부 관심의 초점이 북한 붕괴와 남북통일에서 핵문제로 전이되었기에 통일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일은 예기치 않게 달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통일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그것은 첫째, 북한의 경제자유화와 개방으로 남북한간에 정치적 연방주의가 나타날 경우와 둘째, 외부로부터의 대북 경제지원이 줄어 어려워진 북한 군부가 한국 군부와 협력하고 북한정권이 한국정부에 흡수될 경우와 셋째, 북한이 한국의 모종의 움직임을 도발로 오해하고 한국을 선제 공격하거나 북한 내부 분쟁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무력충돌이 일어날 경우이다.
이 보고서는 또한 경제성장 목표에 기초해서 산출한 통일비용으로 500억달러에서 6,700억달러를 추정했다. 북한지역의 GDP를 통일 시점의 두배로 올리는 비용으로 정의할 때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의 8%라면 통일의 자본비용은 이 범위 중 최대치에 가까울 것이며 북한의 GDP가 한국의 2%라면 통일비용은 500억달러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동서독의 통일과정과 한반도의 통일과정을 비교하면서 남북한의 경제력 격차가 동서독 보다 더 크고 인구 비율도 북한이 한국의 절반인 반면 동독은 서독의 4분의 1에 불과했기 때문에 한반도 통일비용은 독일 통일비용 보다 더 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은 현재 남북한간 정치력, 경제력, 기술력 뿐 아니라 문화 수준이나 생활수준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랜 시간 외부세계와 단절된 폐쇄된 사회에서 수동적으로 생활해 온 북한주민들이 통일 후 갑작스럽게 접하게 될 서구사회의 풍요와 개방된 문화에 적응하는데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들은 통일과정에서 겪어야 할 부수적인 문제들로 근본적으로 한민족의 동질성을 회복시켜주는 통일에 절대적 걸림돌이 될 수 없다. 국제경제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에드워드 그램은 세계 경제 10위권에 든 한국의 경제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통일과정을 잘 수습하면 한국은 통일 후 세계 경제의 5~6위권으로까지 격상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동북아 평화의 절대적 키를 쥐고 있는 한반도가 전세계의 요충지로서 그 역할을 다할 날이 멀지 않았다. IT 산업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첨단기술들로 이미 그 가능성은 증명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반도 통일은 어떠한 댓가와 희생을 치르더라도 하루속히 달성되어야 한다.
미국을 활용하고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포섭하여 한반도 통일의 지지기반으로 삼는다면 동북아시대의 중심국이 될 한국이 정치, 경제, 기술, 문화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은 너무도 확연한 것이다.
써니 리 /한미정치발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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