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3일 성 요한 라테란 성당에서 교황청으로 돌아오는 길에 신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베데딕토 16세는 요한 바오로 2세에 대한 성인추대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교황 베네딕토 16세, 시성 절차 초고속 시작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 4월 2일 서거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성인으로 추대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
베네딕토 16세는 13일 성 요한 라테란 성당에서 로마 성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요한 바오로 2세에 대한 시복의 명분이 열려 있다”며 시성 절차를 시작할 수 있을 때까지 사후 5년을 기다리는 전통을 이번에는 면제키로 했다고 말했다.
사후에 복자품으로 올리는 시복은 성인 추대의 전단계 절차다.
가톨릭에서의 시성 절차는 시성에 필요한 증거자료와 목격자 증언 준비기간 등을 감안해 해당자가 죽은 지 5년 후에 개시토록 돼 있다. 따라서 요한 바오로 2세에 대한 시성 절차가 사후 1개월여만에 개시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교회법 전문가들은 요한 바오로 2세 본인이 ‘사후 5년 유예’ 원칙을 적용하지 않는 선례를 남겨 놓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빈자의 성녀’로 추앙받았던 테레사 수녀를 사후 2년만인 1999년에 시성 절차 개시를 허용한 바 있다.
그러나 요한 바오로 2세가 성인이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시성 절차아래 복자 반열에 오르려면 한 가지 기적을 행했다는 사례가 확인돼야 하고, 또 성인이 되려면 또다른 기적이 정밀 조사를 통해 인정돼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