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상공 비행 제한구역에 침입해 백악관과 의사당 대피소동을 일으킨 용의자 2명이 메릴랜드 프레더릭에 있는 지방 공원에 착륙한 후 주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요격 전투기·블랙호크 출격‘긴박’
백악관 3마일까지 접근에 경고 섬광탄 발사
무장 경비원 “훈련 아닌 실제상황” 대피명령
체니 지하벙커로… 부시는 당시 자전거 즐겨
체포된 2명은 항공클럽의 조종사와 교습생
11일 백악관에서 불과 3마일 떨어진 워싱턴 DC 상공에 출현한 괴비행기는 9.11테러 이후 가장 긴장감 넘치는 15분간의 ‘적색 경보’ 상황을 만들어냈다.
이날 오전 11시59분께 세스나 단발 2인승 경비행기가 항공 관제사의 명령을 무시한 채 워싱턴 상공 비행 제한구역으로 진입하면서 백악관과 의사당, 대법원, 재무부 건물에 있던 수천명이 대피하고 공군 전투기가 출격하는 등 약 워싱턴 일원과 미국을 공포 속으로 밀어 넣었다.
세스나 항공기가 비행 제한구역에 들어서자 이를 요격하기 위해 긴급 발진한 F-16 전투기 2대와 블랙호크 헬리콥터 1대가 워싱턴 시내를 뒤흔드는 요란한 굉음과 함께 출격, 4발의 경고 섬광탄을 발사했다. 항공기가 기수를 선회하지 않을 경우 격추까지 가는 막판 상황이었다.
전투기들은 세스나를 메릴랜드주 프레더릭에 있는 한 공항으로 유도해 강제 착륙시킨 후 2명의 탑승자를 체포했다.
이어 12시14분을 기해 적색 공습경보가 해제되면서 15분간 계속된 긴급상황은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세스나에 탑승하고 있던 용의자 2명의 신원은 조종사 짐 시퍼와 조종 교습생 트로이 마틴으로 둘은 펜실베니아에 있는 빈티지 항공클럽의 회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시퍼와 마틴은 메릴랜드 경찰에 체포된 후 심문을 위해 연방수사국(FBI)와 백악관 비밀경호실에 인도됐다.
다른 클럽 회원 존 헨더슨은 시퍼와 마틴이 에어쇼에 참가하기 위해 펜실베니아 스모크타운에 있는 작은 공항에서 이륙해 에어쇼가 열리는 노스캐롤라이나로 향하던 중 비행 제한구역을 침입했다며 우연한 실수인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전날 러시아 및 동구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당시 백악관에 없었으나 퍼스트 레이디인 로라 부시 여사와 백악관의 전 안주인 낸시 레이건 여사, 웨스트윙에 있었던 딕 체니 부통령 등은 백악관 지하벙커로 긴급 대피했다.
당시 메릴랜드 왈도프 인근에서 자전거 타기를 즐기고 있었던 부시 대통령은 이후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한편 기관총으로 무장한 경비요원들은 백악관, 의사당 등지를 돌며 상주 직원 및 출입 기자들에게 “훈련이 아닌 실제상황”이라며 대피를 명령했다. 리처드 셸비 상원의원(공화-앨라배마)은 상원 회의장에 있을 때 경찰이 “이 자리를 떠나라”고 외쳐 황급히 대피했다고 말했고 밥 네이 하원의원(공화-오하이오)도 하원 갤러리에서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는 등 큰 동요가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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