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호주에서는 10여년의 시차를 두고 한 남자를 사랑했던 쌍둥이 자매가 각각 어린 아들을 이 남자에게 잃는 끔찍한 비극을 당했다고 호주 신문들이 7일 보도했다.
신문들은 이와 관련, 시드니 남부에 사는 로널드 브래드베리(38)라는 인쇄공이 6일 살인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고 밝혔다.
브래드베리에게 14개월 된 아들을 먼저 희생당한 것은 지난 92년에 브래드베리를 만난 일란성 쌍둥이 자매 가운데 한 명이었다.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지난 93년 ‘강력한 힘’에 의한 머리 부상으로 시드니 시내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숨진 것이다.
경찰 조서에 따르면 브래드베리는 병원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아기가 자주 아기 침대와 기저귀를 갈 때 사용하는 탁자 등에서 떨어졌다며 머리에 난 상처도 침대에서 떨어져 생긴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4년에 열린 이 사건에 대한 공판에서 ‘면식 있는 사람’의 소행으로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다는 지적이 있기는 했지만 브래드베리는 기소되지 않았다.
이 사건이 있고 나서 브래드베리는 이 여인과 헤어지고 이 여인의 다른 쌍둥이 자매와 성적인 관계를 시작했다. 10여 년의 시차를 두고서였다.
그러나 비극은 이 여인에게도 마찬가지여서 다른 남자와 사이에서 태어난 두 살 짜리 아들이 지난 해 6월 역시 머리에 심한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지고 말았던 것이다.
아기 엄마는 혼자 쇼핑을 하러 외출했다 저녁 무렵 집으로 돌아와 보니 의식을 잃은 아기가 브래드베리의 팔에 안겨 있었다고 말했다.
브래드베리는 경찰이 아기가 머리에 상처를 입게 된 경위를 묻자 아기가 울어도 엄마가 집에 없어 달랠 수 없기 때문에 계속 울다가 발작을 일으켰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기가 구토를 하고 얼굴이 빨갛게 되고 입술이 새파랗게 질리면서 머리가 뒤로 젖혀졌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검시 결과 아기는 머리에 심한 충격이 가해지고 두부에 골절이 생겨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뇌출혈도 있었다.
이 아기의 사인이 밝혀진 뒤 경찰은 10여년의 시차를 두고 생긴 사촌지간에 있는 두 아기의 사망에 유사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특별 수사팀을 구성, 수사를 벌여오다 이날 브래드베리를 시드니 자택으로 찾아가 두 손에 쇠고랑을 채웠던 것이다.
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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