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지역 한인회와 이 지역에 본부를 둔 미주 총연의 정체성은 미국 편인가, 한국정부 편인가. 분명한 태도를 정립시켜 주었으면 한다.
워싱턴 지역 한인회와 미주 총연은 미주지역 한인회를 대변할 수 있는 영향력을 소유한 상징적인 기구다. 국내외 정치를 논하는 미국의 중심 일번지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게를 더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특히 총연이 미주 지역 한인회와 가까운 거리에서 긴밀하게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역할은 대단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헌데 늘 모호한 행태로 한국정치와 호흡을 맞추려고만 하니 너무 유감스럽다.
매달 회원들에게 발송하는 총연의 활동상황 보고서에 그 의미가 발견이 된다. 지난번 독도 문제와 일본 과거사 청산문제에 대한 극렬한 항의시위는 열정이 도를 넘을 정도다. 한국정부에 예속된 단체라는 인상을 받았다. 한인회장들의 강한 성명서 내용도 한국사회와 유사했다. 그 시위의 공과에 대한 시비를 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필자도 일본 식민지 통치하에 불이익을 크게 받아 고통경험 속에 살았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다. 우리들은 한국에서 가난을 못 이겨 미국으로 건너와 지금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우물 속에서 고급주택과 고급차를 타며 생활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앞으로 우리 2세들의 미국 주류사회 동참을 위한 길을 닦는데 열을 올리는 과정에 와있다. 그렇다고 한국에 등을 돌리라는 뜻은 아니다. 하나 한국은 우리 미주동포를 먹여 살릴 형편도, 여건도, 힘도 없는 머나먼 나라로서 항시 우리가 달라 송금을 해주는 정신적인 조국일 뿐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는 우리 동포들의 직접적인 생활영역이며 미래가 약속된 미국을 향한 반미정서가 고조되어 있다. 그뿐 아니라 북한에서는 수백만 동포들이 자유도 없는 고통 속에서 죽어가고 있다. 이들은 자유민주주의는 허공 속에서 불빛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자유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재산을 보장해준다. 자유민주주의의 쟁탈운동은 정치운동과 다른 국가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인류시민운동이다. 이 지구상에는 몇 개 안 되는 독재체제와 자유민주주의 대결양상이 있을 뿐이다. 자주민족주의는 20세기 후반에 소련의 붕괴와 함께 이미 쇠퇴해버린 지 오래다.
지금 미국은 희생을 치르면서 몇 개 안 되는 독재체제를 무너뜨려 민주주의 보급에 발벗고 나섰다. 미국 의회와 재야에서는 이미 북한인권법 제정과 북한민주화에 열정을 보여주고 있는데도 한인 당사자인 총연과 워싱턴 지역 한인회는 반일본 정부를 향한 극렬데모는 주최하면서 정작 한미동맹, 북한인권과 탈북난민에 대해서는 입을 꽉 다물고 있다. 특히 반미정서에 대해서는 강력한 항의로써 동포 입장을 취했어야 하는데도 꿀먹은 벙어리들이다.
미국사회에서는 미주동포들이 미국을 대신해서 한국의 반미운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한국국민들에게 설득해 주었으면 하는 기대와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동참해주었으며 하는 여론이 있다. 각 인권단체에서, 힐 전 주한미대사의 연설에서 감지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미주 200만 동포들이 한국정부에 영향을 미치는 입김이 대단한 것도 미국은 잘 안다. 지난번 반일본 시위처럼 워싱턴 한인회 단체는 미국을 대신해 반미감정과 북한인권회복에 대해 시위를 한다든가, 강력한 성명을 내는 것이 미국에 사는 동포로서 미국을 위하는 길인데도 앞으로 이런 행사를 치를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총연과 워싱턴 지역 한인회들은 분명한 정체성, 입장을 지금 정립해야 한다. 어려운 미국을 위해 한인사회와 한인종교계서 팔소매를 걷어붙여야 할 때다.
고근필 <뉴폿뉴스,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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