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외식업계에게는 요즘처럼 어려운 때도 없다. 수년 전부터 지속되는 불경기로 인해 한인들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어떤 업종보다 외식업소들의 타격이 이만 저만 아니다. 그러나 이같은 불황의 틈바구니에서도 한인 외식업계는 최근 새로운 변화의 급물살을 빠르게 맞고 있다.차별화된 아이템 및 서비스와 고객 다각화로 틈새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가 하면 업소 전문화와 24시간 운영 등을 통해 새로운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승부
한인 외식업소들이 도입하고 있는 아이디어 상품들은 회원제를 비롯 박리다매, 쿠폰 발행, 해피 아워 등이다.팰리세이즈팍에 위치한 남산 레스토랑과 맨하탄 소재 코리아 팔레스는 2년 전부터 VIP카드를 발행, 회원 마일리지를 실시하고 단골손님 유치에 성공을 거둔 케이스. 1달러에 1포인트씩 적립되는 이 제도는 일정량의 포인트가 쌓이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남산 레스토랑과 코리아팔레스가 VIP회원제를 이용해 시장을 공략해 단골손님을 확보한 경우라면 산해진미와 양평 해장국 베이사이드점은 이와는 반대되는 전략으로 성공(?)한 식당이다.
산해진미는 불고기 1인분을 단돈 7달러에 판매하고 있는가 하면 양평해장국 베이사이드점은 소주 1병을 6달러, 칼국수와 된장찌개를 각각 4달러에 선보이고 있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를 잡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특정시간 대를 정해 요금을 깎아 주거나 스페셜 메뉴를 제공하는 플러싱 우촌 역시 다른 식당과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고객을 착실히 끌고 있는 케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이 업소는 밤 11시 이후를 ‘해피 아워’로 지정,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주류를 제한적으로 무료로 제공하면서 야간 손님을 끌고 있다.
■고객 다각화 노력
최근 달라진 한인식당가 변화는 고객층을 다각화하려는 데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일부 대형 식당들 경우 한식은 물론 일식과 중식을 취급하며 이른바 종합 음식백화점을 표방하고 있다. 점점 까다로워지는 소비자의 입맛을 메뉴의 선택 폭을 넓혀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찾을 있도록 한 고객 다각화의 일환이란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이와함께 최근에는 맨하탄 32가 한인 식당가를 중심으로 외국 손님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업소는 큰집, 충무로, 금강산, 대동면옥, 원조, 강서면옥, 감미옥, 만두바, 돈의보감, 어도 등으로 1~2년 전부터 외국 손님들의 입맛에 맞춘 메뉴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이같은 노력으로 3~4년전까지만 맨하탄 32가 한인식당가에서 별로 찾아 볼 수 없었던 외국인들의 비중은 현재 평균 30% 이상까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문화
전문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또다른 특징이다. 수년 전 만해도 설렁탕, 냉면, 칼국수, 순두부에 그쳤던 전문 식당이 최근 닭갈비, 철판 요리, 해장국 등으로 빠르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건강을 생각하는 한인들이 늘면서 이른바 웰빙 메뉴인 버섯, 두부 요리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식당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전문 식당이 늘고 있는 이유는 자신 있는 음식 1~2가지로 영업을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실패율이 적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인식당의 한 관계자는 전문점 경우 수십가지의 메뉴를 취급하는 일반 식당과는 달리 한 두가지 품목만을 취급하기 때문에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 전문 식당의 성장 잠재력을 내다봤다.
<김노열 기자>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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