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버네이터’에서 ‘프레지네이터’로?
미국 최대 캘리포니주에서 가버네이터(주지사 Governer와 터미네이터 Terminator의 합성어) 시대를 연 배우출신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프레지네이터(대통령 President와 Terminator의 합성어) 시대까지 열어제칠 수 있을까.
세계적 관심속에 치러진 제44대 미 대선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승리로 끝나기가 무섭게 민주당 안팎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등이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의 차기 대권레이스와 관련해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행 연방헌법은 미 시민권자로 태어나지 않은 미국인, 즉 외국태생으로 생후에 미 시민권을 취득한 사람에게는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오스트리아 출신 이민자인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대권도전 가능성은 더욱 무성한 추측과 뒷얘기를 낳고 있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해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최근 연방헌법이 개정된다면 대통령직에 도전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혀놓은 바 있다. 따라서 그의 대권행보 첫걸음은 개헌 청원운동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만일 차기 대선전이 시작되기 전에 개헌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의 ‘용꿈’은 그야말로 ‘꿈’으로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상당수 정치관측통들은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이미 연방 상하원 의원 등 정계거물들을 상대로 개헌을 위한 직간접 로비를 펴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개헌 뒤 출마’를 공개 표명한 것도 워싱턴DC의 정객들에게 ‘새겨듣고 알아서 해주도록’ 애드벌룬을 띄운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는 또 이번 선거전 초반 부시 캠프의 연쇄 지원요청에 짐짓 중립적 태도를 취하다 뒤늦게 플로리다주와 함께 최대접전주로 꼽힌 오하이오주 등지를 순방하며 ‘기억에 남는’ 선거운동을 펼친 것 역시 공화당 지도부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으면서 자신의 몸값을 불리려는 계산된 행동이었다는 풀이다.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실제로 공화당 일각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등 민주당의 ‘가상적’에 대비한 마땅한 대항마가 선뜻 떠오르지 않는 상황을 감안, 전국적 인지도가 높고 이민자들의 우상으로 굳건히 자리잡은 슈워제네거 주지사를 차기 대권주자로 내세울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슬슬 개헌론을 지피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그의 ‘백악관행 하이웨이’에 놓인 장애물이 헌법만은 아니다. 눈덩이 재정적자와 경제침체에 휘말린 캘리포니아주를 회생시키지 못하면 설사 개헌이 된다 하더라도 그는 제풀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다만 현재로서는 그의 직무수행도가 60%를 상회할 정도로 높아 일단 개헌만 된다면 그가 ‘서부의 거물’에서 ‘미국, 나아가 세계의 거물’로 업그레이드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중론이다.
<정태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