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세계경제가 라쇼몽 효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라쇼몽 효과’는 같은 사건을 두고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는 현상을 말한다. 일본의 영화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의 1950년작 ‘라쇼몽(羅生門)’에서 유래했다. FT 칼럼은 “글로벌 경제가 자유무역 시스템 붕괴, 기술 발전, 포퓰리즘 부상 등 다양한 시장 변동성 요인에 노출돼 있다”며 “앞으로 어떤 시대가 올지 서로 다른 얘기를 하는 라쇼몽 효과가 만연하다”고 진단했다.
■가령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인접 국가 간 교역은 외려 늘고 관련 피해도 국가별로 차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맥킨지컨설팅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으로 세계 무역이 분절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50대 무역 회랑 중 16개 경로는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산 제품 대체 수요와 생산 기지 이전 등에 힘입어 인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중동, 유럽 등과의 무역은 늘어난다는 것이다. 아프리카도 중국의 자원 개발과 인프라 투자 증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됐다. 산업별로는 전자·섬유·기계류가 기로에 설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보다는 생산 거점 다양화 여력과 자금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이 트럼프 관세의 직격탄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미국의 대외 수입은 19.2% 늘었지만 한국산 수입은 5.0% 줄었다. 한국의 감소율이 미국의 10대 수입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중국(-0.9%)을 제외하면 대만(52.2%), 베트남(39.4%), 아일랜드(120.2%), 스위스(344.3%) 등 나머지 8개국에 대한 미국의 수입이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미국이 자국 제조업 육성을 위해 자동차 등 우리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고 전기·전자제품에서도 한국과 일본·독일 등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로 국가 간 경쟁의 양상과 득실이 바뀌는 만큼 수출 시장·품목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산업·기업별 대응책을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할 때다.                
               
                
<최형욱 /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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