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의 주말나기
선거캠페인 자원봉사자 패티 김 양
참정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 성조기 앞에서 선서를 하고 미국 시민이 되며 부여받은 이 권리는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피의 대가를 치른 희생자들이 있었기에 비로소 갖게 된 귀한 선물이다. 곳곳에 보이는 “선거하지 않으면 죽으라(Vote or Die)”는 과격한 슬로건은 아마도 이렇게 소중한 우리의 한 표를 헛되이 하지 말라는 채찍이 아닐까.
물론 많은 수의 한인 시민권자들이 유권자 등록을 마쳤을 터이지만 멀쩡히 시민권을 받고도 한국 다녀오며 입국 심사 때 시민권 라인에만 설 줄 알았지, 아직 제대로 선거 참여 한 번 해 보지 않은 이들 역시 적지 않을 것이다.
나흘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언론 기관들의 여론 조사도 들쭉날쭉, 막상막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원 외에도 마지막 판세를 뒤집을 만한 변수는 부지기수다.
그간 추세를 보면 미국의 투표율이 하락해왔지만 올 대선은 얘기가 다르다. 미 전역에서 유권자 결집현상이 높아져 1,200만~1,500만 명이 신규 유권자 등록을 한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30대 이하의 젊은층. 올해 선거 참가 예상 인구는 2000년 대선투표율 51.3%와 비교해 최고 60%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패티 김(Patty Kim, 26, UCLA 동아시아 학 전공, 민족 학교 자원봉사) 양은 이제 11월 2일 대선이 끝나면 모처럼 여유로운 주말을 갖게 된다. 지난 8월부터 3개월간을 민족학교에서 선거 캠페인 자원봉사자로 일하느라 주중은 물론, 주말까지 희생한 후라 오랜 만에 주말을 한껏 즐길 계획을 갖고 있는 것. 데이트와 일만으로도 바쁠 그녀가 시간을 쪼개가며 자원 봉사를 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물론 이제는 어엿한 시민권자이지만 이민 초기 그녀의 부모님들은 선거에 참여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내 한 표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 아니라 내 돈으로 내는 세금 정책을 결정하고 내 자녀가 받을 교육의 질을 결정한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 선거의 날(Election Day)을 맞는 우리들의 태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그녀는 얘기한다.
까만색 바탕에 11월 2일(November 2nd)이라는 하얀 글자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그녀의 또랑또랑한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자.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투표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서 목숨을 바쳤어요. 투표는 우리의 권리가 아니라 ‘의무’입니다.”
이번 주말은 오후 늦게까지 민족학교에 나가 마지막 봉사를 하게 된다. 유권자 등록이 되었는데 샘플 투표용지를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샘플을 보여주며 투표 요령을 설명하기도 하고 민족학교에 설치된 핫라인을 받고 전화상담도 한다.
직접 방문해 프로포지션 내용에 대해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그 내용을 찬찬히 설명하기도 한다. 선거 당일에는 투표를 마치고 나가는 유권자들에게 한인 타운의 발전 방향과 현안에 대한 설문조사(Exit Polling) 참여도 돕게 된다.
11월 2일 선거 당일까지 그녀를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은 참 많은 수고를 할 것 같다. 지나가다 들러 해주는 따뜻한 한 마디 격려에 그들은 얼마나 감사해할까. 그 외, 선거에 대한 문의는 민족학교, 전화 (323) 937-3718. 교환 113으로 하면 된다.
주소는 900 S. Crenshaw Blvd. Los Angeles, CA 90019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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