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나브라틸로바·르미유·랄라스 등
돈보다 스포츠 열정·관중 환호 그리워
‘허들 황제’모세스는 부상으로 컴백 불발
디온 샌더스는 레이 루이스와 코리 풀러가 그에게 볼티모어 레이븐스에서 뛰는 것에 대해 처음 얘기했을 때 이들이 농담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샌더스는 2001년 풋볼 시즌이 개막되기 전에 은퇴했고 현재 37세로 풋볼을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이스와 풀러의 얘기가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안 후 샌더스는 컴백을 진지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레이븐스에 합류했다.
근래들어 은퇴생활을 청산하고 현역에 복귀하는 왕년의 유명 선수들의 숫자가 부쩍 늘고 있다. 샌더스도 이들 가운데 하나다.
NHL 아이스하키 스타 플레이어였던 마리오 르미유가 은퇴했다가 선수겸 구단주로 피츠버그 펭귄스에 컴백했다.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무려 아홉 번이나 우승했던 마티나 나브라틸로바가 코트에 복귀, 금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했다. 투수 로저 클레멘스는 작년 뉴욕 양키스에 몸담고 있을 때 감상적인 고별 투어를 했다. 하지만 그는 금년 봄 자신의 고향팀인 휴스턴 에스트로스에 합류, 현재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샌더스는 레이븐스와 1년 간 12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샌더스를 포함, 어느 선수도 돈 때문에 컴맥했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샌더스는 친구들과 플레이를 하고 세 번째 수퍼보울 우승 반지가 끼고 싶어 복귀했다고 최근 밝혔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샌더스의 설명은 은퇴를 끝내고 현역에 복귀하는 운동선수들의 전형이라고 말한다.
“왕년의 선수들이 자신이 하던 스포츠를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것은 하나도 잘못된 것이 없다. 스포츠가 인생에 있어서 가장 깊은 의미를 준다면 그 스포츠에 복귀하는 것이 놀랄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럿거스 대학 심리학자 짐 매스트리크는 설명한다.
샌더스는 애틀랜타 팰콘스를 비롯,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달라스 카우보이스 워싱턴 레드스킨스 등에서 12년 동안 활동하면서 일곱 번이나 프로보울에 선정됐다. 그는 3년 전 레드스킨스를 떠났다. 7년 간 5,600만달러를 받기로 계약을 맺었지만 1년 만 뛰고는 돌연 은퇴했었다.
프로 축구 스타 알렉스 랄라스는 LA 갤럭시에서 활동하던 지난 1999년 29세의 한창 나이에 은퇴했다. 그는 18개월의 공백을 깨고 필드에 컴백, 3년 동안 현역에서 뛰다가 지난 1월 다시 은퇴했다. 랄라스는 “이번엔 영원히 은퇴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과연 그럴까”하는 반응이다.
“관중 앞에서 플레이하면서 받는 환호와 박수갈채는 중독성이 있다. 그렇지 않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거짓말쟁이다. 관중의 환호는 정말로 짜릿한 희열을 준다”
현재 산호세 어스퀘익스의 사장겸 제너럴 매니저인 랄라스는 말한다.
미국 여자 복식 테니스 선수들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세계 랭킹 9위를 기록하고 있는 나브라틸로바는 지난 달 47세의 나이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신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았고 테니스를 워낙 즐기기 때문에 내가 얼마나 잘할 수 있을 지 알고 싶었다. 도전이다”
도전은 때때로 실패로 끝나기도 한다.
올림픽 400미터 종목에서 두 번이나 금메달을 딴 탁월한 육상선수 에드윈 모세스는 금년 48세의 나이로 현역 복귀를 시도했었다. 모세스는 연습 도중 부상을 당해 올림픽 출전 꿈을 이룰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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