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용천돕기로 분주
“김선일씨의 삶 교계에 귀감”
이라크 전쟁과 북한 용천 열차 폭발사고 때문에 요즘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열방을 섬기는 사람들’의 양국주 대표(사진).
양 대표는 용한모(용천 시민을 돕는 워싱턴-볼티모어 한인들의 모임)가 워싱턴 한인사회에서 거둔 성금으로 마련된 구호물품을 북한에 전달할 임무를 갖고 다른 두 명의 NGO 대표들과 오는 20일 북한을 직접 방문한다.
구호물품은 6일 미국을 떠날 예정이며 중국 대련에서 북한 화물선에 옮겨져 남포항에 내려진다.
양 대표는 이라크 전쟁이 끝난 후 세 번 현지를 방문해 각지에서 모아진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돌아왔다.
공교롭게도 작년 6월 이라크를 방문했을 때는 테러리스트들에게 참수당한 김선일씨를 만나 일주일 동안 동행할 기회도 있었다. 중동지역에 대한 특별한 선교열정을 지녔던 순수한 청년이 그토록 비참한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양 대표는 그의 죽음은 중동 지역에 복음의 열매를 맺게 하는 거룩한 씨앗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아직은 평가가 이른지 모르지만 ‘순교자’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믿는다.
양 대표는 김씨 사건으로 언론에 알려진 가나무역에 대해서도 “일반인들이 오해하고 있는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형제인 김비호 회장과 김천호 사장이 경영하는 가나무역은 키르키스탄과 우즈벡스탄, 중동 지역, 이집트를 담당하는 용역회사로, 남이 모르는 많은 선교 사역을 해왔다. 한인선교사들에게 매년 10만달러를 지원했고 아프가니스탄에는 선교사 휴양시설인 ‘게스트 하우스’를, 키르키스탄에는 고아원을 세웠다. 800여명의 직원 중에는 영어를 잘하는 인도, 필리핀 주민이 많고 이들은 제자훈련을 받은 평신도 선교사들이다. 김비호 회장은 ‘열방을 섬기는 사람들’의 중동 본부장을 맡고 있다.
가나무역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에 대해서도 양대표는 “미군 용역 및 후생 사업을 맡은 회사이다 보니 부대가 옮겨갈 때마다 필요에 의해 정보를 미리 받게 되고 이것이 오해를 불러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사담 후세인이 악독한 짓을 많이 한 독재자이긴 하지만 이슬람 종교에 치중하지 않은 세속 정부 체제를 이끌었기 때문에 비교적 종교적 자유가 많았습니다. 바그다드에 수 천명이 출석하는 교회가 50개나 된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
성경에서 ‘니느웨’로 표현되는 모술은 더하다. 인구 100만 가운데 기독교인이 40만명이다. 이라크내 전체 기독교인 100만명의 40%다.
그런데 과도정부가 헌법을 제정하면서 종교의 자유를 표방했지만 필요 이상으로 이슬람교의 입지를 인정해줘 교회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이다.
최근 증가되고 있는 미군에 대한 반감은 각 종파들의 세력 싸움이 표출된 것으로 본다는 양대표는 “한인 병사들은 이라크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아부 그라입 교도소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미군의 만행이 아니라 이라크군의 무기들을 폭파할 때 사용했던 열화우라늄탄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에 어린이들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다.
양 대표는 “탱크 위에서 뛰놀던 철모르는 아이들이 암에 걸려 앞으로 수천명이 죽어갈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며 “이런 상황을 방치한 책임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선교와 봉사는 능력이 아니라 정신이라고 강조하는 양 대표. 그는 “짧은 인생이었지만 삶 전체를 던진 김선일씨가 한국 교계를 부끄럽게 만들었다”며 “결국 하나님의 심정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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