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한국테니스 간판’ 이형택(삼성증권)이 시즌 두번째 그랜드슬램 테니스대회인 프랑스오픈(총상금 1천580만달러)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사상 처음으로 1회전 관문을 통과했다.
이형택은 2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첫판에서 3시간11분의 혈투 끝에 세계 랭킹 46위의 로빈 소더링(스웨덴)에 짜릿한 3-2(0-6 3-6 6-3 6-4 7-5) 역전승을 거뒀다.
‘러키루저’ 자격으로 본선에 턱걸이로 합류했던 이형택은 이로써 세번째 도전에서 처음으로 64강이 겨루는 2회전에 진출했다.
지난 2000년 16강 신화를 이뤘던 US오픈 등 4대 메이저를 통틀어 2회전 진입은 이번이 통산 5번째.
이형택은 감기 몸살, 조모상 등으로 한동안 투어에 나오지 못해 랭킹이 123위까지 밀렸지만 이날 선전으로 상승 무드를 탈 수 있게 됐다.
뒤늦게 발동이 걸린 이형택 특유의 관록과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시드권자인 솅 샬켄(네덜란드)의 기권으로 본선 무대를 밟는 행운을 안았던 이형택은 연습량 부족으로 몸이 굳은 탓인지 1세트에서 단 한 게임도 따지 못하고 무너졌고 2세트도 3-6으로 내줘 패색이 짙었다.
코너에 몰렸던 이형택이 전열을 정비하고 추격전을 벌인 것은 3세트.
흔들렸던 서비스가 안정되면서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아 3세트를 6-3으로 따낸 뒤 여세를 몰아 4세트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이형택은 손에 땀을 쥐던 마지막 세트에서 한때 게임스코어 4-5로 뒤지기도 했으나 내리 3게임을 따내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대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형택은 홈 코트의 올리비에르 파티앙스(프랑스)와 3회전 길목에서 격돌한다.
세계 1위이자 톱 시드의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크리스토프 블리겐(벨기에)을 3-0(6-1 6-2 6-1)으로 가볍게 꺾고 2회전에 안착했고 디펜딩챔피언인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도 토미 하스(독일)를 3-1로 눌렀다.
여자부의 ‘돌아온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미국.2번 시드)는 첫 경기에서 이베타 베네소바(체코)를 2-0(6-2 6-2)으로 따돌리고 2002년 이후 2년만의 정상 복귀를 위한 순항을 예고했고 그의 언니인 비너스 윌리엄스(4번 시드)도 타마린 타나수가른(태국)을 2-0으로 일축했다.
또 2000년 대회 우승자인 마리 피에르스(프랑스)는 클리우디네 샤울(룩셈부르그)을, 일본의 자랑인 스기야마 아이(12번 시드)도 마리온 바르톨리(프랑스)를, 각각 2-0으로 제압했다.
하지만 지난 94년 윔블던 이후 10년만에 메이저 단식에 나온 47세의 ‘철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는 딸뻘의 기셀라 둘코(19.아르헨티나)에 0-2(1-6 1-3)로 패해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했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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