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현대인들의 생활은 복잡하고 분주하게 살아가고 있다. 하나를 아는 것으로는 적응할 수 없을 정도로 세상은 자꾸 변해가고 있다. 비록 하나에 대하여 전문적인 면을 갖고 있어야 하지만 사실은 하나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세상은 많은 것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한다. 사람도 많이 알아야 하고,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하며, 세상 소식과 동향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흐름들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식자우환(識字憂患)격으로 많이 알고 있으면 그만큼 걱정이 많은 법이다.
어떤 것에 대해서 단순하다고 말할 때 부정적인 각도로 보는 사람들은 조금 모자라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작품이 단순하다라고 평가를 받을 때 좀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고, 어느 누구를 향해서 비판적인 태도로 “그 사람 단순하다”라고 할 때는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라는 말로 받아들일 수 있다.
‘단순하다’는 말은 엄밀한 의미에서 부정적으로 풀이할 수 없는 말이다. 단순한 것은 복잡하지 않는 것이고, 순진하고, 정직하다는 말을 포함하고 있다. 작은 것에도 행복을 누릴 줄 알고, 적은 것도 나눌 수 있는 여유가 단순한 것이다. 어느 한순간에 변하지 않는 인내와 끈기가 있는 것이고, 초지일관으로 자기의 뜻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을 말한다. 신앙적인 면에서도 단순한 신앙은 오직 하나인 하나님을 끝까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믿고 의지하는 것을 말한다.
레기네 슈나이더가 쓴 ‘새로운 소박함에 대하여’라는 책에서 사람들은 약 1만 가지 이상의 상품을 소비하며 살아가지만 그래도 늘 쪼들리면서 산다고 했다. 이것도 필요한 것 같고 저것도 필요한 것 같고, 도무지 갖고 싶은 욕구는 멈추질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바호 인디언들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건이 25가지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볼 때 나바호 인디언들의 삶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진정한 행복을 말할 때 우리가 나바호의 인디언보다 더 행복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성경은 말씀한다. “그러므로 모든 악독과 모든 궤휼과 외식과 시기와 모든 비방하는 말을 버리고 갓난아이들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베드로전서2:1-2). 순전하다는 말은 곧 단순하다는 말이다. 아이들의 단순함은 어른들의 복잡한 것과는 큰 대조를 이루게 된다. 하나를 가르쳐 주면 하나를 알지 그 다음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거짓말을 모르고, 자기를 숨길 줄 모른다. 자기를 자랑한다하더라도 그냥 자랑하는 것뿐이지 그 이상의 것은 아니다.
단순한 것은 미련한 것이 아니다. 많은 것을 소유하면서도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것은 단순함의 기쁨이 아니다. 쌀이 있으면서도 밥을 지을 생각하지 않고 배고프다고 하는 것은 풍요 속에서도 빈곤한 것이다. 비록 보리가 세 웅큼밖에 없다하더라도 보리죽을 쑤어서 저녁을 지으면 온 식구가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궁이에 불을 붙이는 것이 바로 단순함의 기쁨이요 지혜인 것이다. 그것은 미련함이 아니다. 단순하기 때문에 단순한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처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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