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 해병대원들이 6일 미군에 대한 공격이 거세지고 있는 바그다드 서쪽 팔루자의 한 철로 옹벽뒤에서 무장세력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팔루자 AP=연합
시아파·수니파 연합 구축…부시, 추가 파병 검토
나흘새 美軍·이라크 등 230여명 사망
6, 7일 이라크 시아파 및 수니파 무장세력들이 10여개 도시에서 미군과 연합군을 상대로 치열한 시가전에 돌입, 이라크는 ‘제2차 이라크 전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시아파와 수니파는 일부 지역에서 연합전선을 구축해 제2차 전쟁 발발의 우려를 증폭시켰으며 베트남전의 악몽을 떠올리기 시작한 미국은 서둘러 병력을 증강하기로 했다.
수니파 거점인 라마디에서는 저항세력이 주정부 청사를 기습, 미 해병대원 12명을 사살했다.
미군이 포위 작전을 전개한 팔루자에서는 미군 헬기가 7일 시내 중심가 한 사원에 미사일 3발을 발사, 정오 기도를 위해 사원을 찾은 주민 40여명이 숨지는 등 지금까지 이라크인 140여명이 사망했다.
과격 수니파 무장조직은 사드르시티, 쿠트, 나시리야, 나자프, 카르발라, 바스라 중ㆍ남부 도시에서 영국군, 이탈리아군, 폴란드군, 우크라이나군 등 상대를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했다.
시아파는 쿠파와 나자프의 관공서를 점거, 사실상 치안을 장악했다. 7일 미군과 시아파간 교전이 벌어진 바그다드 북동부 바쿠바에서는 미군 헬기가 피격, 비상 착륙한 채 화염에 휩싸였다.
이날 북부 키르쿠크에서 시위 군중 10명이 사살되고, 미군 1명이 숨지는 등 중ㆍ남부에 한정됐던 유혈사태가 북부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주말 이후 이라크 전역에서 벌어진 각종 전투로 미군 및 연합군은 최소 30여명, 이라크인은 200여명이 사망했다.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는 이라크인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 권리를 지켜야 하며 나는 성스러운 것을 위해 피를 흘릴 준비가 돼 있다며 대미 항전을 촉구하고, 이라크 권력은 미군 협조자가 아니라 정직한 사람들에게 이양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7일 이라크 바그다드 외곽 사드르 시티에서 시아파 강경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를 추종하는 민병대원과 시민들이 무기를 쳐들고 반미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총을 든 소년도 보인다. /바그다드 AFP=연합
알 사드르를 따르는 알 카지미야는 바그다드 인근 아드하미야와 라마디, 팔루자, 모술 등의 수니파 주민들도 지지 대열에 동참했다며 시아-수니파 연합전선 구축을 기정 사실화 했다.
수니-시아 공동전선이 형성되면 전투는 이라크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저강도 시가전에서 대규모 병력과 화력이 동원되는 ‘고강도’전투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라크 현지 지휘관이 증파를 원한다면 그렇게 될 것이라며 증파방침을 밝혔고, 미군 2만4,000명의 귀환을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군이 주둔군을 증파하는 등 연합군측도 현지 전략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우리는 결코 이라크에서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그들을 제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6월 말로 예정된 주권이양 일정 등 대 이라크 정책이 변경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텍사스주 크로포드 목장에서 머물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또 긴급 화상 국가안보회의를 소집, 이라크 군사전략을 재검검했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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