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은 5일 1,200명의 미 해병과 2개 이라크 치안대대 병력을 동원, 팔루자 평정을 위해 ‘단호한 결의’ 작전에 돌입하는 한편 이미 체포영장이 떨어진 시아파 과격 지도자 모크타다 알-사드르를 범법자로 재차 규정하고 그의 신원확보에 나섰다.
알-사드르는 지난해 라이벌 성직자를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수개월전 체포영장이 발급된 상태이다. 9.11테러를 “신이 내린 선물”로 표현하는 등 반미감정을 부추겨온 사드르는 민병대 호위를 받으며 현재 이라크 남부 쿠파시의 한 이슬람 사원에 머물고 있다.
대미투쟁에 다수파 가세
이라크사태 ‘혼미 속으로’
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이 가장 우려했던 시아파 봉기가 현실화되면서 이라크 사태가 급속히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조지 W. 행정부가 5일 수백만명의 추종자를 거느린 과격 시아파 지도자 모크타다 알-사드르(30)를 범법자로 규정하면서 지금까지 소수계인 수니파와 사담 후세인 추종세력이 펼쳤던 대미투쟁에 다수파인 시아파가 끼어들기 시작한 것.
사드르의 민병조직인 메흐디군은 4일에 이어 5일에도 바그다드를 비롯해 바스라, 카르발라 등 이라크 곳곳에서 연합군과 충돌, 미군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사드르의 민병조직인 메흐디군은 불과 500명에 불과했으나 최근들어 로켓 추진식 수류탄과 박격포로 무장한 1만명 규모로 몸집이 불어났다. 메흐디군 외에도 바드르 조직, 다와당 등 시아파 세력과 연계된 무장 민병대들은 언제 미군에게 총구를 겨눌지 모르는 ‘시한 폭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군은 ‘미국인 시신훼손 사건’이 발생한 팔루자 지역을 평정하기 위해 5일 무리하게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수니파의 거점인 팔루자에 대한 공세는 역효과를 불러오기 십상이다. 무리한 가택수색에 보태 다수의 주민 사상자까지 발생할 경우 수니파의 반미감정은 통제불능의 상태로 치솟을 것이 분명하고 온건진영의 시아파들까지 사드르의 반미주의에 끌려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이라크 사태의 최대 변수는 전체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시아파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의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시스타니는 자신을 친미성향의 온건주의자라고 비판해 온 사드르의 추종세력이 미군과 유혈충돌 사태를 일으키자 일단 중재자로서 양측의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반적인 반미 분위기로 사드르 추종세력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미 미국에 대해 엇박자을 내기 시작한 시스타니가 대미 강경정책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군정이 시스타니를 지지세력으로 붙잡아두는 데 실패할 경우 쿠르드족 자치지역을 제외한 이라크 전역에서 미군은 고립무원의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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