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크 김/VA>
21세기 벽두에 9.11 테러를 당한 미국은 테러리스트를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이슬람 소국 아프가니스탄을 무력으로 접수하여 주변의 핵보유국인 인도, 파키스탄, 중국, 러시아 및 개발 의심국인 이란을 견제하는 군사 교두보를 마련한 바 있다. 그 여세를 몰아 아랍세계의 종주국을 자처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을 적대시하는 이라크를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분쇄한다는 명분으로 침공하여 개전 21일만에 엄청난 인명을 살상하고 일방적인 승리를 자축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모험주의와 패권주의 전략은 오히려 아랍세계에 대미 공포와 원한을 심화하고 지구촌 곳곳에서 반전, 반미의 분노를 자아내며 석유 가는 예상 밖으로 폭등하고 있다. 전선 없는 전쟁에서 이라크 점령군은 자살폭탄 테러까지 서슴지 않는 아랍인의 결사저항에 점령지를 통제하지도 못한 채 점점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고 미국을 위시한 세계인들은 때도 장소도 없는 테러비상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왜 첨단 대량 살상무기와 천문학적인 전쟁비용을 퍼붓고도 소기의 목적은 고사하고 미국은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져있는가. 그 원인은 서구인의 아랍 세계에 대한 침략사, 이슬람에 대한 몰이해와 모독, 아랍민족주의에 대한 과소평가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중동지역은 유럽문명의 어머니였다. 나일과 메소포타미아에서 꽃핀 선진문명을 그리스, 로마가 배워 부강하여지자 되레 전수자를 침략하여 식민지화하였다. 중세에는 1099년부터 170여년 간 성지회복이라는 명분아래 700여만 명의 유럽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침공하였으나 200여만 명의 희생자를 내고 실패하였다.
현대에 들어서는 2차대전이 끝나자 영국은 100여만 명의 팔레스타인을 쫓아내고 유태인에게 이스라엘을 건국케 하였다. 이 조국 잃은 팔레스타인 난민이 도화선이 되어 4차례의 중동전쟁이 일어났으나 아랍세계는 맥없이 패전을 거듭하면서 서구인에 대한 적개심과 원한만 쌓아왔다. 중동의 역사, 한마디로 3대륙을 잇는 교차로에서 문명의 전도자가 이수자에게 짓밟혀온 한 맺힌 역사다.
종교적으로 본다면 7세기 초에 나타난 이슬람교는 유대교와 그리스트교에 그 뿌리를 둔다. 유일신, 박애사상에다 생활규범을 코란에 담아, 신도에게는 생활이 곧 신앙이다. 특히 인간의 신분, 계급제도와 인종의 차별을 철폐하여 평등사상과 사회주의적 개혁을 통하여 로마제정의 압제 하에 신음하던 중동지역의 농노와 노예를 해방하면서 이슬람제국은 융성하였다.
그럼 이라크전쟁은 어떻게 될까. 미국은 인도차이나의 공산화 도미노를 막고자 통킹만 사건을 유발하여 아시아의 조그만 나라 월맹과의 전쟁을 1965년부터 시작하였다. 그러나 단기간에 끝내리라는 판단은 월남민족의 끈질긴 정신력과 월남의 해방과 통일이라는 명분 앞에 엄청난 물량과 병력을 희생하고 대국의 위신마저 잃어버린 채 10년 만에 패퇴하고 말았다.
1979년 구 소련은 아프가니스탄에 친소정권을 세우기 위해 침공, 간단히 점령하였으나, 보잘것없는 약소민족에 패해 근 10년 간 엄청난 인적, 물적 희생만 치른 뒤 철수하였다. 위의 두 예는 명분 잃는 패권주의는 실패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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