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적 환경속 학교·고아원 운영
“한인교회 자매결연 많이 했으면…”
‘버려진 땅, 저주의 땅’ 아이티.
전라 남북도를 합친 크기, 13세 이상 성인의 평균 수명이 50세, 한 살 이하의 영아 사망률 6.5%...
전혀 희망적일 수 없는 통계로 가득한 아이티(Haiti)란 나라에도 한인들이 있다. 가난한 원주민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삶을 나누는 한인 선교사들이 그들이다.
백삼숙 목사 부부가 아이티를 찾은 건 10년전.
남편이 건강이 안좋아 휴양차 도미니카를 갔다가 아이티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불어와 토속어인 ‘끄레올어’를 섞어 쓰는 주민들과 말도 통하지 않았지만 ‘여기가 내 사명지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원주민들의 삶은 너무 비참했다.
“물 한 컵으로 겨우 세수를 합니다. 식용유와 물, 소금을 조금 섞은 쌀밥이 주식이지요. 융기한 섬으로 이뤄진 이 나라는 마실 물이 석회수 밖에 없어요. 빗물을 받아 먹다 벌레를 먹기도 하고...”
백삼숙 목사(61)는 “2-3평도 안되는 집에서 7-8명의 가족이 살아가는 모습은 돼지 우리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라프레이라는 지역에 자리를 잡자 학교(다니엘 선교학원)를 시작했고 작년부터는 고아원(사랑의 집)도 차렸다.
각고의 노력 끝에 학교를 지어 작년 6월에는 태극기를 게양했다. 올해는 워싱턴크리스교회(신동수 목사)의 도움으로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성전(한국사람교회)도 짓기 시작했다. 그러다 내전이 터졌다.
한국 대사관이 제공한 비행기를 타고 탁형구 선교사 등 다른 한인들과 지난달 25일 허둥지둥 도미니카로 대피했다. 7-8명의 고아들은 현지 목사 부부에게 맡길 수 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너무 불쌍해서 고아원을 운영하게 됐어요. 영아들이 죽어도 묻을 곳이 없어 계곡에 버립니다. 그러면 썩지도 않고 말라버려요. 끔찍합니다.”
백 목사 부부에게는 몇 가지 절실한 것들이 있다.
우선 마을 사람들과 함께 마실 수 있는 우물을 파는 일이고 두 번째는 자동차가 한 대 있었으면 좋겠다. 지하수를 팔려면 4,000-5,000달러가 든다.
“너무 여유가 없어 자동차를 갖는다는 건 꿈도 꾸지 못했다”는 백 목사는 “걷거나 대중교통수단을 자주 이용하다 보니 주민들과 친해져 이젠 ‘할렐루야 마담‘으로 통한다”며 웃었다.
또 한가지는 한인교회가 아이티 아이들과 자매 결연을 많이 맺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매달 40-50달러면 한 가정을 살릴 수가 있다. 피부병이 많아 의료시설과 약품 지원도 시급하다.
하지만 요즘들어 이 나라 국민들 사이에 개혁과 변화에 대한 욕구가 솟구치고 있어 조심스레 미래에 대한 어떤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백 목사는 “비록 가난하고 못배웠어도 감사할 줄 아는 주민들의 마음과 한 번 예배를 드리면 두세시간씩 찬양을 하는 열정에서 희망의 빛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후원 문의: 신동수 목사 (571)5 77-5656, 백삼숙 목사 011-509-411-4434.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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