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안 먹구름등 믿었던 해외정책 잇단 악재
“알 카에다 위협 무시”
전 테러담당자 폭로도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대테러 전쟁과 해외정책을 재선 캠페인의 기둥으로 삼았으나 도통 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백악관이 강점으로 내세운 해외정책 부문에서 연속 악재가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에는 전 백악관 테러담당자가 부시 행정부에서 9.11테러 이전 알카에다 위협을 무시했다고 주장한데 이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무장단체 하마스의 창설자인 셰이크 아흐마드 야신을 암살, 중동평화 노력이 완전히 와해될 위기에 놓였다. 게다가 파키스탄군의 총공세로 포위망에 걸려든 알카에다의 2인자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또다시 종적을 감춘 것 같다는 보도가 튀어나왔다.
백악관은 22일 리처드 클라크 테러담당자의 주장을 상세하게 항목별로 반박하는 성명서를 작성하는 등 즉각적인 진화작업에 돌입했으나 클라크가 23일 9.11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증언할 예정이기 때문에 파문은 계속될 전망이다.
백악관은 클라크가 민주당 대선 후보 존 케리 연방상원의원의 국가안보 보좌관 랜드 비어스와 절친한 사이인 점과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부시 행정부를 비난하는 책을 출판한 타이밍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지난 30년 동안 레이건 시절부터 각 행정부아래 테러문제를 담당해온 클라크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 주말 야신의 암살은 부시 대통령이 주선한 중동평화 로드맵을 한낱 휴지조각으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조치를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으나 이스라엘이 이번 암살공격에 대해 미국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이 중동지역의 갈등을 고조시키고 평화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는 양측에 감정적인 결정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지만 하마스가 기존의 입장을 바꿔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에게도 암살 책임이 있다며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 하마스가 미국에 테러보복을 가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자와히리 포위망 벗어난 듯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의 국경지대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알 카에다의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파키스탄군의 소탕전 와중에 길이 1마일의 지하동굴을 통해 피신했을 수 있다고 파키스탄 북서부 지역 사령관인 마하무드 샤 준장이 22일 밝혔다.
파키스탄군에 의해 발견된 이 동굴은 수배중인 카루사 지역의 족장들 집을 거쳐 국경부근 하천으로 연결돼 있어 소탕전이 시작됐을 때부터 파키스탄군이 쫓던 알카에다 리더 등의 대피로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번 소탕 작전지역에 ‘매우 가치 있는’ 표적이 있다고만 밝혔으나 일부 군 고위 관계자들은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은신해 있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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