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4월부터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된다고 한다. 고속철도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계획이며 우리나라는 일본 독일 프랑스 스페인에 이어 세계 5번째 고속철도 보유국이 된다.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전국이 ‘일일생활권’이 됐고 이제는 고속철도 개통으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된 것이다. 서울-부산 도심지의 소요 시간이 항공기와 비슷하게 됐다.
다만 고속철도에 내포한 부정적인 면에는 눈을 가린 채 고속철도로 교통혁명이 온다고 야단법석이다.
무엇보다 고속철도는 1987년 대통령선거 때 착안, 고려됐으며 서울 근방에 거주하는 주민의 득표를 이끌기 위하여 고려된 정치적인 동기가 문제가 됐다.
1987년 대선 승리 후 노태우 대통령은 그가 고속철도를 입안 추진한 자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원했을 것이다.
고속철도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요청해야할 위치에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고속철도가 서울과 그의 정치기반인 부산을 연결시키는데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고속철도 검토 요청에 등한했다.
1997년 7월 고속철도 건설회사의 류상열 씨는 1989년 고속철도의 소요경비를 5조8,500만 원으로 계상한 것은 429km의 일반철도를 건설하는 데 소요되는 경비에 단순히 30%를 가산함으로써 얻은 수치였었다는 사실을 자백했다.
원래 원시적인 방법으로 산정한 고속철도 소요경비의 예상수치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으며 1987년에 5조8,500억원으로 산정한 수치가 1997년에는 17조6,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감사원은 17조6,000억원은 열차 구입비 및 기타 경비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고속철도 관계 당국은 경주 경유 선로 위치를 결정하는데 4년이 결렸고 대전 대구의 고속철도의 역을 지상으로 결정하였다가 다시 지하로 변경했다. 출발역도 원래 서울역으로 정하였다가 지방자치단체의 반대에 부닥치자 이를 용산 역으로 변경했다.
여기서 웃지 못할 희비극이 발생하였다. 고속철도 건설의 경제성이 국내에서 찬반 양론으로 갈라져 격론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1998년 4월19일 마산 항에 TGV 열차 20량과 기관차 등이 예정대로 도착하여 하역작업을 마쳤다는 사실이다. 이들 TGV 객차와 기관차는 앞으로 6년간 먼지 쌓인 채 놓여있을 판이다. 이미 한국 측은 TGV 객차와 기관차의 인수지연 벌과금으로 TGV 회사측에 1억 달러를 지불했다 한다. 한마디로 말해 엉망진창이다. 여기서 발생한 희생은 국민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다.
고속철도는 이러한 거창한 사업인데도 예비조사도 완성되기 전에 착공되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일반철도 건설 경비에 30%를 가산해 경비를 예상했다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완공 예정일자도 계속 연기됐다. 이러한 사실을 감추고 고속철도 개통으로 물류 고통이 완화돼 연 2조원의 혜택을 국민경제에 가져올 것처럼 과장한 것도 국민을 기만한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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