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의 강행과 연기로 엎치락 뒤치락의 법정공방이 계속됐던 사상 초유의 캘리포니아주 주지사 소환선거가 다시 원래 예정대로 10월7일에 치러지게 됐다.
샌프란시스코 미 연방 제9순회항소법원은 23일 오전 메리 슈뢰더 수석판사를 포함, 11명의 재판부 회의를 속개하고 지난 15일 3인 재판부가 내린 선거연기 결정을 만장일치로 번복,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의 소환 및 주지사 보궐선거를 당초 예정대로 오는 10월7일 실시하라고 판결했다.
이로써 내년 3월2일로 연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소환선거의 일정이 원상회복되면서 남은 2주간 치열한 막판 유세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순회항소법원의 재심결정에 대해 소송 당사자였던 미민권연맹( ACLU)은 판결이 내려진 뒤 수시간후 기자회견을 갖고 연방대법원에 상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소환선거를 둘러싼 법적 장애물은 완전히 제거됐다.
순회항소법원 재심 재판부는 이날 결정에서 원고측이 주장한 LA카운티등 6개 카운티가 사용하게 될 구식 천공식 투개표시스템이 ‘천공부스러기’ 때문에 너무 많은 유권자들의 표를 무효처리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환투표를 예정대로 시행할 것을 지시, 지난 여름 연방 지방법원이 내린 소환투표 강행 1심 판결을 지지했다.
재심 재판부는 이같은 결정을 내리기 하루 앞서 슈뢰더 수석판사 등 법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헌법학자와 소환투표 시행 책임을 지고 있는 주 총무처, 투표 연기소송을 제기한 원고측 ACLU 대표 변호인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한편 최근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PPIC)의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등록유권자의 53%가 데이비스 주지사 퇴출을 지지, 지난 8월 조사당시보다 5% 감소하는 등 미묘한 기류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또 소환 확정시 주지사직을 승계할 후보에 대한 지지도에서는 크루스 부스타만테 부지사가 28%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이 아널드 슈워제네거 후보(25%), 같은 공화당 후보인 톰 매클린톡 주상원의원(14%)순이었다.
지난 15일의 제9 항소법원 3인 재판부가 전격적으로 ‘소환선거 연기 결정’을 내린 와중에도 선거가 예정대로 치러질 것으로 보고 유세를 계속한다’고 했던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를 비롯한 차기 주지사 후보인 아놀드 슈워제네거, 크루즈 부스타만테, 톰 맥클린톡 등은 이날 내려진 11인 재판부의 선거 강행 결정에 대부분 환영의사를 내보이면서도 대체로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소환선거가 연기되면 가장 큰 득을 볼 것으로 예상됐던 데이비스 주지사측도 이날 대변인을 통해 이미 소환반대의 모멘텀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선거일정은 관계가 없다며 예정일의 선거 실시를 반긴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부스타만테측 수석보좌관 린 몽고메리도 이날 부스타만테 부지사가 11인 재판부의 신속한 결정에 만족을 표했다고 전하면서 캘리포니아가 당면한 수많은 주요 이슈들에 대한 리더들의 신속한 판단은 주민들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워제네거측도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제 법적인 논쟁을 종식해야 할 때이며 선거를 예정대로 치르면서 민의를 확실하게 나타나게 할 때라며 재심에서 나온 결과를 ‘굿 뉴스’라며 환영했다.
또한 ACLU 등과 함께 소환반대 캠페인을 해온 ‘비싼 소환 선거를 반대하는 캘리포니아인’ 등 소환반대 단체 대변자들은 앞으로 더 이상의 법적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날 말하고 대신 공정한 선거실시에 선관위가 전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주지사 소환 캠페인을 시작했던 대럴 아이사 연방하원의원(공화·비스타)은 이날 공화당의 두 후보 중 한명이 사퇴하여 공화당 표를 결속하지 않는다면 결국 민주당의 부스타만테에게 주지사 자리를 넘기게 된다며 둘 중 한명이 2일 내에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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