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조사위 보고서
NASA 안전불감탓
지난 2월 발생한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폭발 사고는 기술적 결함 외에도 미항공우주국(NASA)의 조직상 문제와 안전불감증에 원인이 있던 것으로 26일 밝혀졌다.
컬럼비아호 사고조사위원회(CAIB)는 지난 7개월간 이뤄진 광범위한 조사 결과 컬럼비아호의 폭발은 이륙 직후 외부 연료탱크에서 떨어져나간 발포단열재 조각이 왕복선의 왼쪽 날개에 손상을 입혀 이 부분이 과열되면서 발생했다고 이날 발표한 248페이지의 보고서에서 결론 내렸다.
CAIB는 그러나 무리한 일정과 예산 부족에 시달린 NASA가 안전 프로그램의 미비로 기술적 결함을 조기에 발견해 내지 못했다며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도 이같은 비극은 계속될 것이라고 NASA 지도부를 힐책했다.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사고조사 위원회(CAIB)는 미항공우주국(NASA)이 우주 프로그램을 재개할 수 있기 전 지켜야 할 안전수칙을 26일 발표된 보고서에서 제시했다.
이날 248페이지에서 보고서에서 안전을 무시해온 NASA의 경영문화를 호되게 비판한 CAIB는 우주왕복선 운항을 재개하기 전에 ▲왕복선이 궤도에 있는 동안 손상된 열보호시스템을 수리할 수 있는 방법 개발 ▲첩보위성을 동원한 왕복선 촬영 ▲기계 결함을 발견할 수 있는 점검 시스템 강화 등을 충족할 것을 제의했다. CAIB는 이를 비롯해 NASA가 장기적으로 착수해야 할 문제 등 모두 29가지의 추천을 제시했다.
숀 오키페 NASA 국장은 이날 제시된 CAIB 추천사항에 전적으로 응할 것이라며 이미 NASA의 경영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한 위원회가 구성됐다고 밝혔다.
CAIB는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폭발사건은 손상된 열보호시스템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NASA측의 안전불감증에도 그에 못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CAIB는 지난 86년 7명의 승무원이 사망한 챌린저호 폭발 사건이래 NASA의 안전 의식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며 특히 NASA 고위관리급의 안전불감증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8월 애틀랜티스호의 발사를 비롯해 과거에도 발포단열재가 기체에 부딪친 사례가 무려 7차례 있었으나 NASA의 관리자들이 이같은 구조상의 결함을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에 빠져 있었다고 CAIB 보고서는 꼬집었다.
이처럼 안이한 태도는 컬럼비아호의 열보호시스템이 손상된 후에도 NASA가 첩보위성 사진을 통해 컬럼비아호의 상태를 파악하는 일에 소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부정확한 결론을 내린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NASA의 무리한 비행 일정도 이번 사고와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키페 NASA 국장은 이날 NASA에 극히 비판적인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NASA 직원들에게 “개인적인 모욕으로 받아들이지 말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오키페 국장은 올 여름 조사위가 컬럼비아호 운항에 대한 결정과정 중 기술적 측면의 오류를 지적할 것이라며 “정말 추한” 내용이 보고서에 담길 수 있는 만큼 NASA 관계자들은 마음의 각오를 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CAIB는 NASA뿐 아니라 충분한 예산을 지원하지 않은 백악관과 연방의회에도 이번 사고의 책임을 추궁했다. CAIB는 지난 93년이래 NASA의 구매력이 13%나 하락하는 동시에 우주정거장을 건설해야 하는 압력 아래 있었다며 이에 따라 NASA는 직원 및 하청업체 노동력을 91년부터 97년 사이 3만2,000명에서 1만9,000명으로 무리하게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백악관과 의회, NASA 지도부가 왕복선 운영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끊임없는 압력을 행사, 우주왕복선의 개량이 뒤로 미뤄졌으며 상태가 악화되도록 방치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지난 1월16일 첫 이스라엘 우주인 1명과 여성 우주인 2명 등 미 우주인 6명을 태우고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각종 과학실험을 마친 뒤 2월1일 지구로 귀환하던 중 대기권에서 폭발, 7명의 우주 비행사가 전원 사망했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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