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특사를 비롯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19일 바그다드 유엔본부 폭탄테러 사건은 세계 평화의 상징에 대한 유례없는 대형테러 공격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은 그동안 여러 분쟁지역에서 유엔이 상대적으로 공격대상 밖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유엔의 가장 값진 자산 중 하나를 잃었다"고 탄식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일단 바그다드 유엔본부 테러공격을 자행한 단체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엔본부가 테러대상에 오르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이라크 저항세력들은 유엔을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미국이나 영국의 하수인으로 간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BBC 인터넷판은 보도했다.
미국 주도의 연합국 임시기구가 임명한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GCI)를 지난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안 1500호를 통해 승인한 것이 결과적으로 유엔이 미.
영의 이라크 점령을 지지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보리는 당시 이라크 재건을 지원할 한시기구인 유엔이라크지원단(UNAMI)도 출범시키기로 결의했다.
이번 테러공격은 이라크내 유엔의 확대, 특히 평화유지군 파견을 중지시키는 목적을 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BBC는 전했다. 현재 이라크에서의 유엔 역할 강화문제가 유엔본부의 현안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같은 추측이 가능하다.
테러공격 자행 세력들의 목적대로 이번 사건이 이라크 내 유엔 역할 확대에 제어를 걸지는 미지수지만 유엔 자체가 저항의 목표가 되고 있다는 점은 평화유지군파견 문제를 고려하는 여러 국가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 안보리는 폭력이 유엔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일단 밝히고 있다.
유엔본부가 테러의 목표가 된 이유에는 이라크 주둔 미.영국군 시설에 대한 경비가 삼엄한데 반해 유엔 시설은 안전조치가 허술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 유엔 내에서는 이라크 주둔 미군과의 협력과 보안문제에 대한 미군의존은 유엔의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 후 유엔 내 사무처 요원들의 모임인 유엔 직원위원회에서는 당장 "이라크 내 모든 사업을 연기하고 안전개선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사무처요원들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편 유엔 역사상 이번 사건과 같은 대규모 공격은 아니지만 유엔을 목표로 하는 부분적인 사건은 간헐적으로 계속돼 왔다.
이번 사건으로 비에이라 데 멜루 유엔 특사를 비롯한 많은 인명피해가 났지만,지난 48년에는 예루살렘이 국제도시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던 포커 버너도트 당시 유엔 조정관이 이스라엘 과격주의자에 의해 암살됐다.
또 지난 96년에는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 게릴라에 대한 공격차원에서 남부 레바논의 유엔 난민보호소를 공격해 91명의 난민을 숨지게 했고, 보스니아, 중동, 시에라리온 등에 파견된 유엔 평화유지군들이 납치되거나 피살된 경우도 있었다.
이라크전 종전 후 이라크 내에서도 지난달 모술의 유엔 사무실이 공격을 받았는가 하면 지난 6월에는 이번에 폭탄테러 사건이 발생한 바그다드 유엔본부 외곽에 총격이 가해지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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