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톤급 조각상 흔들릴까
프리웨이 엉금엉금 기어가
101번 프리웨이를 타고 옥스나드 쪽으로 북상하는 운전자들에게 언제나 환한 웃음으로 손을 흔들어주던 5톤급 산타클로스상이 29일 50년 이상 머물렀던 카핀테리아에서 떠나 새 집으로 이사했다. 그의 새 집은 34마일 떨어진 옥스나드 인근 나일랜드 에이커스로 101번 프리웨이의 델 놀티 출구 부근에 꾸며졌다.
그의 이사 행렬은 101번 프리웨이의 차량통행을 무려 4시간이나 제한했다. 거대한 조각상이 흔들릴까봐 트레일러 트럭은 프리웨이를 기다시피 했고 산타클로스의 높이 때문에 그냥 지날 수 없는 고가 다리 등이 나오면 인부들은 조각상을 트럭에서 내려 손으로 밀어 통과시켰다. CHP의 호위를 받고 꽁무니로는 끝없는 차량들을 매단 이 거북이 산타 행렬은 마치 크리스마스 퍼레이드 같았다.
게다가 카핀테리아에서 산타와 함께 자란 주민들은 자녀들을 데리고 길거리에 나와 산타를 환송했고 또 새롭게 그를 맞게 되는 옥스나드 지역 주민들도 얼굴 부분을 제외하고 꽁꽁 묶인 채 트럭에 실려 입주(?)하는 산타클로스를 환영하기 위해 미리 기다렸다.
카핀테리아의 ‘산타클로스 레인’ 상가의 캔디 스토어 지붕에 설치됐던 17피트 높이의 이 산타상은 지난 50여년간 이 지역 명물로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산타 상가는 최근 운영난을 겪으면서 다른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했고 따라서 산타상 주인은 이를 철거하기로 했다.
워낙 지역 명물이다 보니 주인 맘대로 없앨 수도 없었고 처리 여부 토론과 공방은 1년을 끌었다. 샌타바바라 카운티는 올해 1월 말까지 누군가 산타를 입양하지 않으면 주인 맘대로 폐기 처분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고 마지막 순간에 산타는 나일랜드 에이커스의 공지에 새움을 틀 수 있게 됐다.
대부분의 지역 주민들은 산타의 도착을 환영하고 있다.
특히 자녀를 가진 주민들은 쌍수를 들었지만 옥스나드 시장이나 시의원들은 난처하다는 자세다. 도시개발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며 이미 ‘다른 장소로 보내야 한다’는 편지를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에 보냈다.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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