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C 한국영화제 참석차 LA를 방문한 임권택 감독은 지난 5일 USC 동아시아도서관 회의실에서 한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한국영화가 계속 성장하려면 제작자들이 사행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영화가 요즈음 들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 일본, 홍콩 영화의 수준이 비슷해지면서 세계 영화인들의 시선이 한국으로 옮겨왔다고 보아야 한다. 또 영화는 결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얘기인데 한국이 오랜 군사독재에서 벗어나면서 좋은 소재들이 많아져 작품에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영화 붐을 타고 좋지 않은 영화가 양산되어 국제사회에서 신용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한국 영화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있다면 어떤 것을 들 수 있는가.
-영화 투자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과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한국의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지 않는 영화에는 투자를 꺼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제작자들은 거액의 출연료를 주면서 7~8명 정도 꼽을 수 있는 탑 배우들을 출연시키려고 하니까 문제가 발생한다. 영화에 대한 사행심을 버려야 한다.
▲미주 한인들의 이민 생활을 소재로 하는 작품을 만들 생각은 없는가.
-영화감독은 자신이 소화해낼 수 있고 피부에 와 닿는 작품을 선택해야 한다. 내 자신이 한인들의 이민생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작품을 만들기 힘들 것 같다.
▲한국 작품들은 할리웃의 큰 영화 배급사를 통해서 왜 배급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자막으로 처리되는 영화를 할리웃에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영어로 더빙하면 영화를 감상하는 맛이 떨어진다. 당분간은 한국 영화가 미국의 대형 영화 배급사를 통해서 배급되기는 힘들고 틈새 시장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취화선’의 주인공과 임 감독이 닮은 점이 많다는 얘기를 하는데.
-장승업이 화가로서 일생을 살면서 달라지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던 점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창작활동을 하면서 내 자신도 달라지려고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장승업을 표현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최민식씨가 너무 잘 소화해냈다.
▲‘취화선’에는 섹스 신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필요로 하는 장면인지 알고 싶다.
-작품 성격상 반드시 필요한 장면들이다. 장승업은 그 많은 여자를 거치면서 아들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칸느 영화제의 심사위원들은 장면들이 아름답고 완벽하다면서 완벽주의자인지 묻기도 했다.
▲한국 영화 감독으로서 미주 한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한국 영화가 개봉될 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 주었으면 한다. 이는 곧 작품의 흥행성과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문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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