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빌더들 ‘디자인 스튜디오’열어 바이어 눈높이 맞춰
▶ 대형 빌더들의 디자인 스튜디오에는 수십 종류의 캐털로그와 욕조, 싱크 등 목욕탕과 부엌 내장재 샘플을 보유하고 있다.
이 없을 때는 ‘남들처럼’ 뜰이 있는 집을 가져 보았으면 하는 것이 소원이다. 그러나 집이 생기고 나면 ‘남들과는 다른’ 좀더 고급스럽고 좀더 데코레이티브한 집을 가져보는 것이 꿈이다.
이처럼 인간은 한동안은 동일화를 추구하다가 그 동일화가 이루어진 다음에는 차별화를 시도하는 변덕쟁이. 이런 바이어의 취향에 따라 주택개발업자도 변하고 있다.
아직도 회벽 냄새와 페인트 냄새가 가시지 않은 새 집은 모든 것이 새 것에 최신식이라 바이어들이 선호하고 있다. 디자이너가 한껏 멋을 부려 실내까지 꾸며놓은 모델하우스는 바이어들을 설레게 한다.
그러나 막상 새집을 사려고 하면 모델하우스에 장식됐던 모든 것은 옵션에다가 업그레이드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표준 모델은 그냥 수수하고 개성 없는 쿠키 커터에서 찍어져 나온 한 쿠키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표준모델 몇 개중 한 개를 고르고 거기에 카펫 색상이나 종류, 바닥재 등을 선택하고 나면 트랙 홈은 개성 없는 ‘유니폼 하우스’가 되고 만다.
이런 폐단을 탈피, 요즘 잘 나가는 빌더들은 저마다 ‘디자인 센터’를 오픈하고 바이어로 하여금 현관 입구 대리석에서부터 수영장 모양까지 직접 고르게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표준 트랙 홈은 평범한 둥근형 변기에 부엌과 욕실의 바닥재료는 비닐이고 카운터 탑도 라미네이트를 사용했다.
싱크는 흰색이나 비스킷 색상을 입힌 포슬린이고 카펫도 선택여지가 별로 없는 나일론에 욕조는 타원형 파이버 글래스이다. 그러나 요즘 눈높이가 높은 바이어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못한다. 개성강한 바이어들은 타원형에 높이가 다소 높은 250달러짜리 변기를 원하고 바닥재도 포슬린, 돌, 300가지의 다른 모양과 색상을 가지고 있는 대리석타일 중에서 골라야 직성이 풀린다. 카운터 탑도 그라나이트, 코리언(corian), 그라나이트처첨 보이는 15가지 셰이드 등 선택의 폭이 태평양처럼 넓어야 만족한다.
이런 바이어를 위해 싱크도 캐스트 아이언, 코리언, 스테인리스 스틸 등이 있으며 색상 선택폭도 32가지나 된다. 카펫도 셰그, 물방울 모양의 버버, 고급 플러시 등에 색상은 자그마치 1,400가지. 욕조도 제트가 달린 자쿠지 텁 쯤은 돼야 한다. 이뿐 아니다. 밋밋한 벽이나 캐비닛에 몰딩을 대달라고 주문할 수도 있고 드라이클리닝을 대신할 수 있는 스팀클리닝 시설을 따로 빌더에 요구할 수도 있다.
수영장도 한두 개 모델 중에서 고르는 것이 아니라 이미 디자인된 30개 중에서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으면 바이어가 원하는 크기와 모양대로 파준다. 요즘 유행인 홈 디어터도 뺄 수 없다.
서라운드 사운드 스테레오 시설과 디지털 위성기, 기본 케이블 설치도 원하면 해준다.
물론 이 모든 것에 따로 비용이 추가된다. 그런데도 이런 부대시설과 설비를 원하는 바이어들은 계속 늘어나 미 전국 집장사 집의 10%가 요즘은 개인 취향에 맞춰 집을 짓고 있다.
작년에 2만4,868채의 새집을 지은 KB홈도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까다로운 바이어’를 맞고 있는데 고메이 키친, 텀블드 마블 스톤, 맵시 있는 타원형 변기를 원하는 고객들이 늘어가고 있다.
빌더들이 이처럼 복잡한 커스텀화 주택시장에 뛰어든 것은 바이어의 취향변화도 있지만 사업적인 배경도 있다.
집 지어봐야 수익률이 10∼20 정도지만 고급 내장재, 문고리, 캐비닛 도어, 램프 등을 팔면 최고 70%까지 수익률이 올라간다.
또 바이어는 바이어대로 업그레이드 비용은 빌더의 융자시스템을 통해 모기지에 얹어서 빌리기 때문에 우선 손에서 나가는 돈 없이 이왕 짓는 새집, 내 맘에 들게 맘껏 고급화시키자는 심산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