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후 세계에서 한국을 알고자 하는 징조가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을 비롯, 구라파와 중국, 일본에서도 한국어를 배우려 한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일본의 어느 여학교에서는 일본음식과 한국음식을 비교하는 시식회를 가지면서 가깝고도 먼 한일관계 교류를 음식문화를 통해 배운다는 일본인 여학생이 쓴 신문기사도 읽었다.
서양음식은 영양가 중심의 건강식품이다. 중국음식은 오랜 역사 속에 세계 어디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또 근래에는 정갈하기로 소문이 난 일본음식이 세계화를 향한 음식 개량에 성공하면서 세계인의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음식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은 아직 중국이나 일본음식엔 따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중에 우리의 전통음식인 ‘전주 비빔밥’이 별식으로 세계인이 찾는 음식이 되었다니 반가운 일이다.
한국음식은 햄버거나 피자와 같이 표준화 음식이 될 수 없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한 마디로 우리 음식은 밥을 주식으로 반찬류의 접시 음식으로 차려지는 것이 특색이다. 칠첩반상에 차려내는 음식문화의 전통 때문일까? 김치와 고추장, 된장은 냄새가 독특하며 맵고 자극성이 강한 다양한 종류의 반찬으로 외국인들이 먹을 수 있는 표준식탁 차림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한국음식의 개량을 위해 음식전문가들이 표준식단을 정해 정부시책으로 음식점에서 지키도록 했었던 일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아 흐지부지 되는 가운데 더 많은 반찬류가 식탁에 오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일은 한국인의 오랜 음식문화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반찬 타령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반찬이 없으면 밥을 먹을 수 없는 것이 한국음식이고 보니 예나 지금이나 반찬타령은 우리들의 음식문화의 타성으로 좀처럼 개선하게 힘든 전통음식문화에 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근래 정부통계에 의하면 한국에서 음식 쓰레기로 버려지는 양이 1년에 수십만 톤에 이라고 한다. 낭비 금액도 무려 127.6억달러에 이른다는 수치가 발표되어 놀라움이 크다. 지금 미주 한인음식점은 한인들의 반찬타령으로 많은 종류의 반찬을 제공하고 있다. 여러 종류의 반찬 서비스로 손님을 끌어야 하는 식당 경영자의 어려움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낭비되는 엄청난 손실은 우리가 부담하는 몫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음식의 경우 단무지(다꾸앙) 한 접시를 추가 요구했을 경우 별도의 추가요금을 받고 있다. 때문에 함부로 음식이나 반찬이 남겨져 버려지는 일은 결코 없다고 한다.
한국음식점도 기본식단의 손님이 추가로 요구하는 반찬에 대해선 별도요금을 받는 것이 음식쓰레기를 줄이는 한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많은 종류의 접시반찬으로 외국인에게 한국고유의 음식을 알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비빔밥이나 불고기와 같은 단일 음식으로 한국음식의 미각을 세계인에게 알릴 수 있는 음식문화가 세계 속에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홍순영/보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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