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막 황진이 인생 사계절로 대비
푸른호수위 나무배등 사실성 살려
총 4막의 무대는 조형적인 아름다움 외에도 색감에 따라 황진이의 삶을 상징화한다. 사계절을 인생에 대비시켜 황진이가 진정한 자아에 눈뜨는 순간부터 성장과 성숙, 소멸하는 과정을 연대기적으로 따라가고 있다.
각 막은 극명한 색감의 차이로 주제를 드러내고 이에 따른 조명의 변화도 다채롭다. 무대를 디자인한 박동우씨는 뮤지컬 등 현대적 작품을 다수 만든 관록 있는 무대 디자이너로 시대극인 ‘황진이’의 공간을 전통적이면서도 현대미를 가미해 다듬어냈다.
사실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객석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흥미로운 모습들이 공연 이곳저곳에 세심하게 안배돼 있다.
이번 세트에서 객석의 감탄을 자아낼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무대 뒤로 펼쳐진 푸른 호수와 수면 위로 흐르는 나무배이다. 달빛을 받아 일렁이는 호수는 관객들의 착시현상을 이용해 빚어진 실감나는 효과이며, 장정 20명이 승선 가능한 배의 위용도 장관을 이룬다.
황진이와 벽계수가 사랑의 시를 주고받는 호숫가의 정자도 볼만하다.
마지막 장에 흐르는 신비하고 초월적인 금강산의 분위기도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명장면. 1막에 나오는 조선 중기의 황갈색 상여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알록달록 화사한 꽃상여로 다시 제작됐다.
3막에서 황진이가 지족선사와 화담을 찾아 깨달음을 구하는 장면은 한 무대에 동시에 두 공간을 설정해 놓고 조명을 이용해 번갈아 부각시킨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황진이가 두 인물과 맺는 관계를 극명하게 대비시켜 나간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4막에서 무대 전체가 뒤로 사라지며 기암절벽의 금강산이 앞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이번 공연에서 볼 수 없다는 점. 코닥 디어터의 특성상 이러한 기계적인 무대전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오페라단측은 이러한 제한사항을 하나의 기회로 삼아 한층 새롭게 구성된 무대를 선사한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어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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