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 무구를 가장한 연기에 넘어갔다는 사실을 아무도 깨닫지 못한 것인가?’ 온갖 구설수속에서 이번 동계올림픽 스타로 떠오른 미국의 숏트랙 스피드 스케이터 아폴로 안톤 오노(19)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그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한국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국언론들에만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일 숏트랙 남자 1,500M에서 1위로 골인한 김동성을 석연치 않은 반칙판정에 힘입어 실격으로 밀어내고 금메달을 탈취해 간 오노에 대한 미 주류언론들의 시선에도 의심스러운 눈초리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일단은 오노를 두둔하는 의견이 많지만 그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언론도 적지 않은 것.
LA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빌 플라스키는 24일 칼럼을 통해 스포츠세계가 순진함을 가장한 오노에 의해 우롱당했음을 시사하는 의견을 개진, 눈길을 끌었다. 이 칼럼에서 플라스키는 이번 대회에서 오노와 관련된 사건을 하나하나 집어내 문제점들을 제기하며 오노를 뛰어난 선수로 착각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다음은 칼럼의 주요내용을 요약한 것.
우선 오노가 이번 올림픽에서 이처럼 스타로 떠오른 이유가 무엇일지를 분석해보자. 지난 2주간 TV에 비친 오노의 모습은 올림픽선수로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췄지만 동시에 그는 모든 것을 어두움으로 몰고 가는 또 다른 요소를 품고 있었다.
(문제아로 성장한) 어두운 과거와 구설수에 파묻힌 현재를 지닌 그는 23일 벌어진 500M 준결승에선 일본선수를 밀어 실격당했고 5,000M 릴레이에선 4위에 그쳐 메달추가에 실패, 지난 16일 1,000M에서 피니시라인을 눈앞에 두고 벌어진 대 충돌사고와 1,500M 김동성 실격사태를 포함, 이번 올림픽에서 비정상적 피니시 부문 4타수 4안타를 쳤다.
또 이번 대회 직전 미 대표선발전에선 오노가 자신의 친구 샤니 데이비스를 올림픽 팀에 뽑히게 하기 위해 레이스를 조작했다는 항의가 접수되기도 했는데 비록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결국 실력이 안되는 데이비스는 이번 올림픽에 왔다가 뛰지도 못한 채 쫓겨났다.
오노의 비정상적 올림픽은 지난 16일 벌어진 1,000M부터 시작됐다. 오노는 피니시라인을 앞두고 한국의 안현수, 중국의 리지아준과 충돌해 넘어진 뒤 기어서 피니시라인을 통과, 은메달을 받았다.
충돌사고 원인이 최소한 부분적으로 그의 책임이었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후한 보험금(은메달)을 받아낸 것. 20일 1,500M에서는 2등으로 골인하고도 1위인 김동성이 그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실격돼 금메달을 챙겼다. 이번에도 잘못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불분명했다. 김동성의 반칙이란 것이 오노의 (레이스중 양손을 공중으로 올린) 모션만큼 심한 것이 전혀 아니었다.
심지어는 함께 뛴 선수도 오노가 연기했다고 느꼈다. 하지만 오노는 레이스중 김동성과 살짝 부딪쳤느냐는 질문에조차 "테입을 봐야 안다"며 대답을 회피할만큼 전혀 자신의 잘못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오노는 수많은 의혹을 낳았음에도 불구, 모든 책임에서 면죄부를 얻고 상당한 마케팅 포텐셜을 얻은채 올림픽을 떠나게 됐다. 마지막 레이스(23일)에서 ‘Oh yes, Ohno’란 사인보드를 든 피겨스케이터 미셸 콴을 포함, 수많은 팬들의 환호속에 올림픽을 끝낸 오노지만 우리는 그를 좋은 이름만큼 뛰어난 선수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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