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완벽한 복싱이라도 거북한 상대를 만나면 흠씬 두들겨 맞는다. 조 프레이저가 무하마드 알리의 턱을 부숴놓고, 그 프레이저를 조지 포먼이 무쇠주먹으로 침몰시키고, 그 포먼을 다시 알리가 링바닥에 맺아 꽂았던 것처럼.
체급 불문 현역 복서중 최고로 인정받아온 웰터급의 셰인 모즐리와 버논 포리스트의 26일 WBC타이틀 매치가 꼭 그랬다.
오스타 델 라 호야를 번개주먹으로 제압하며 현역 최고의 스피드와 기량을 갖춘 완벽한 복서로 자타가 공인하는 모즐리는 이날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시어터에서 열린 WBC타이틀 방어전에서 10년전 아마추어시절 패배를 안겨줬던 버논 포리스트에게 일방적으로 난타당했다. 번개같은 빠른 주먹도 포리스트의 긴 리치에 막혀 허공을 갈랐고 38전 전승중 35차례나 상대를 링바닥에 내동댕이쳤던 KO펀치도 물먹은 솜방망이 마냥 포리스트에게는 전혀 통하지가 않았다..
눈가는 찢어져 피가 입으로 흘러들고, 링바닥에 두 번이나 굴러야 했다. 경기후 모즐리의 말처럼 이토록 매질을 당해보기는 난생 처음이었다.
모즐리가 모즐리 다운 복싱을 구사한 것은 첫 라운드가 유일했다. 예의 빠른 주먹놀림과 푸트웍으로 첫 라운드를 따낸 모즐리에게 불운이 찾아온 것은 2라운드. 2라운드 중반 심한 버팅을 당한 후 전혀 모즐리 답지 않은 복싱으로 완패했다. 외견상 포리스트가 버팅으로 더 심한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으나 곧이어 턱을 가른 포리스트의 긴 오른손 펀치에 모즐리는 넉다운. 이어 두 번째 다운으로 다리는 완전히 풀렸으나 공이 울려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이후 반격을 시도해 봤지만 포리스트의 긴 창같은 주먹에 얼굴, 몸통 가리지 않고 난타당했을 뿐이었다. 세 심판 모두 일치한 베스트 복서의 완패였다.
포리스트는 34전 전승( 26KO)가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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