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운영 전당포는 많지 않다. 전화업소록에 등재된 것은 불과 3곳. 그나마 한인주인들은 뒤에 빠져 전면에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전당포는 누가 많이 찾고 어떤 물건들이 거래될까. 사채업이라는 음습한 이미지를 부인할 수 없지만 전당포 관계자들의 대답은 명료하다.
부자건 아니건 현금이 필요한 사람들이 고객이라는 것이다. "생활고를 겪거나 빚 독촉에 시달리는 빈민만이 아니라 장롱 속에 박아둔 선친의 유산을 돈으로 바꿔 여유자금을 마련하는 고객도 있다"고 한인운영 ‘글렌데일 전당포’의 마티 아코피안 매니저는 설명한다.
거래되는 물건은 주로 반지, 목걸이 등 귀금속과 시계, 카메라, 노트북 컴퓨터, 가전제품 등. 시계는 롤렉스, 카르티에, 피아제 등 유명브랜드를 따지지만 다이아몬드는 캐럿과 순도를 감정한다. 보석가게에 가면 다이아몬드 캐럿과 순도 표가 있듯이 전당포에는 론 가이드 표가 있다.
이자율은 전당포와 론의 액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보통 전당포에서는 2,500달러 안팎을 기준으로 나누는 예가 많다. 론 액수가 클수록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이자율은 높다. 4개월 열흘 안에 돈을 갚지 못하면 저당 잡힌 물건은 전당포 소유가 된다. 전당포 측과 고객은 론을 거래할 때 계약서에 4개월 및 10일의 여유기간(grace period)을 명기하며 이 기간이 지나서 돈을 가지고 오면 그때는 저당 잡힌 물건을 전당포로부터 사야한다.
그렇다면 장물이 매매될 위험은 없을까.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당포에서 거래된 모든 내역은 매일 경찰서에 보고된다. 이때 고객의 엄지손가락 지문을 포함해 거래된 물건, 액수 등이 상세히 기록되기 때문에 수사 대상이 된다.
현금이 상비되어 있으므로 강도의 침입에 대한 대비도 철저하다. 감시카메라는 물론 장전된 권총이 가게 구석구석 있고 경찰과 직결되는 버튼을 누르면 30초 내로 출동한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로 전당포가 호황이라는 보도에 대해 전당포 관계자들은 한마디로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다.
경기가 진짜 나빠지면 부자이건 가난한 이건 너도나도 전당포를 찾겠지만 지금은 9·11 뉴욕 테러 이후 며칠 반짝 했을 뿐 전당포 비즈니스가 국가 경기에 역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soo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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