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리니다드에 12회 TKO승...미들급 통합 챔피언
체중을 감안하지 않을 때(pound for pound) 현역 최고라는 ‘파이트 머신’ 펠릭스 트리니다드의 예리한 주먹도 한 체급높은 버나드 합킨스의 거칠고 ‘무거운’ 주먹앞에는 무릎을 꿇고 말았다.
29일 뉴욕 메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미들급 최고를 가리는 통합타이틀매치에서 합킨스(WBC/IBF 미들급 챔피언)는 웰터급에서 내노라하는 주먹들을 줄줄이 뉘며 미들급평정에 나선 트리니다드(WBA미들급챔피언·푸에르토리코)를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일방적으로 몰아부친 끝에 마지막 12라운드 1분22초에 짧고 강한 라이트훅을 머리에 적중시키며 TKO로 승부를 매듭지었다.
95년부터 미들급챔피언을 장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항상 불만을 말해왔던 합킨스(40승2패1무 29KO)는 이로써 트리니다드의 불패신화를 종식시키는 한편 지난 87년 마빈 헤글러 이후 처음으로 WBA, WBC, IBF 등 3대 프로복싱 기구 통합 미들급왕권을 차지했다. 또 이날 방어로 70년대 미들급을 평정했던 카를로스 몬존(아르헨티나)의 미들급 14차 방어와 타이를 이루는 굵은 획도 그었다.
경기전 예상과는 달리 둘만이 올라선 링위에서 화려한 명성의 트리니다드는 6피트1인치의 키에 스트리트 파이트 스타일의 거친 경기를 즐기는 합킨스는 너무 커 보였다. 1라운드에서 잠깐 팽팽했을 뿐 그 이후의 페이스는 합킨스의 것이었다. 비록 트리니다드가 녹녹치 않은 실력으로 자기 때릴 만큼은 때렸으나 비옷위를 두드리는 비처럼 파괴력이 합킨스의 몸속으로는 스며들지 못했다. 반면 서투른 듯 뻗는 합킨스의 긴 잽은 스트레이트에 맞먹는 충격으로 트리니다드에 쌓여갔고 그럴수록 합킨스는 넘치는 힘으로 몰아부쳤다.
7라운드 이후는 합킨스가 압도했다. 7,8,9라운드에서 잽과 스트레이트를 앞세운 공세로 점수차를 벌였고 10라운드에서는 상대를 쓰러지기 일보직전까지 몰아 붙였다. 11라운드를 겨우 버틴 트리니다드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오른손 짧은 강타를 허용, 결국 판정 대신 KO패로 자신의 무던히도 길었던 40승(33KO) 무패 행진을 마감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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