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베이 집행불구, 사형반대 분위기 전국 확산
케리 맥스 쿡이 살벌한 텍사스 사형제도에서 살아남은 것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사건이었다.
살인유죄판결을 받은 사형수로 복역한 13년을 포함,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교도소에서 보낸 쿡은 검찰이 엄청난 과오를 저질렀다는 몸서리쳐지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1999년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미국에서 사형집행이 가장 빈번한 텍사스주의 의회일각에서 쿡 사건의 전말을 듣고 그동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사형집행 일시중지조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영제도에 대한 회의감이 증폭되고 있는 곳이 텍사스주만은 아니다.
사형을 실시하고 있는 38개주 가운데 20개주가 사형집행 일시중지를 고려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사형제도ㄹ 확대를 서둘렀던 연방의회도 사형케이스의 DNA 감사 의무화와 담당 관선변호사의 자질향상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무고자 보호법’의 입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인들의 대다수는 11일 형이 집행된 오클라호마 폭파범 티모시 맥베이의 사형을 지지했지만 사형제도에 대한 회의적 분위기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ABC방송과 워싱턴 포스트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사형제도를 지지한 사람들은 63%로 나타났지만 이 숫자는 7년 전의 80%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지난 5년 동안 억울하게 사형에 처해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80%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영제도에 대한 시각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작년 한햇동안 40명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금년들어서도 이미 일곱 명의 사형수에 대한 형집행이 이뤄진 텍사스주.
부시의 뒤를 이은 공화당계 주지사 릭 페리는 피고가 주정부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DNA 검사를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의 법안에 최근 서명했다.
이 법안은 미국내에서 피고의 이같은 권리를 보장하는 가장 강력한 법안이다.
이 법안은 사형의 대안으로 가출옥없는 종신형을 제공하는 것 이외에도 정신박약자를 사형집행에서 제외시키고 경제적 능력이 없는 피고인에 대한 관선 변호사의 자질향상등을 주요내용으로 담고 있다.
사형제도와 관련된 법안 가운데 가장 파격적인 것은 주민투표를 통한 2년간의 형집행중지다.
이 법안이 이번 회계연도에 통과될 가능성은 없지만 쿡재판과 유사한 사건들은 사람들의 사형에 대한 시각을 변화시키고 있다.
세 번의 재판을 통해 검찰의 잘못을 입증한 쿡은 1급살인보다 경감된 죄로 타협을 본 후 석방됐다. 피살자의 몸에서 발견된 정액이 그녀의 애인 것이라는 DNA 검사결과가 나온지 2개월 후 쿡은 현재 사면을 청구하고 있다.
텍사스에 이어 미국에서 사형집행이 두 번째로 많은 버니지아주 역시 사형제도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지난 달 공화당계 주지사 제임스 길모어는 복역수들에게 DNA 검사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연방 대법원도 지난 3년 동안 버지니아 주법원의 사형케이스 3건을 뒤집는 판결을 내 최근의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이번 가을 연방대법원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사형 케이스를 심리하면서 정신장애가 있는 복역수를 사형에 처하는 것이 과연 가혹한 처벌인지에 대해 역사적인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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