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즈키·요시이 승리피칭, 이치로 승리배팅... ML 26일은 ‘가미가제 데이’
박찬호(LA 다저스)에게 밀리다시피 다저스를 떠난 노모 히데오(보스턴 레드삭스)가 1900년 이래 5번째로 한시즌 2회 노히터 대기록을 세울 뻔했다. 존재조차 잊혀진 듯한 맥 스즈키(캔사스시티 로얄스)는 완봉승에 가까운 1승을 거뒀다.
변방으로 쫓겨간 마사토 요시이(몬트리올 엑스포스)는 연장 15회까지 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혈전에서 시즌 첫승을 올리고, 메이저리그 입문즉시 아메리칸리그 최다안타 타이틀을 향해 치닫는 이치로 스즈키(시애틀 매리너스)가 안타 1개에다 득점 2개까지 보태고.
애나하임 에인절스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1이닝 1실점때문에 패전 누명을 쓴 시게토시 하세가와만 아니었다면 26일 메이저리그는 일제 빅리거들이 판을 친 ‘가미가제 데이’였다.
노모의 피칭은 눈부셨다. 이팀저팀 전전하다 레드삭스를 착용하고 치른 데뷔전(4월4일)에서 개인통산 두번째 노히터 게임을 장식했던 노모는 26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도 특유의 꽈배기 피칭으로 상대타선을 철저히 농락하며 7이닝동안 딱 1안타만 내주는 무실점 호투를 보였다. 5볼넷·8삼진. 7회초 토릴 헌터에게 맞은 유일 안타라야 실은 우익수 대런 루이스의 에러로 처리해도 무방한 애매한 안타였다. 평소 빈틈없는 수비력을 자랑하던 루이스가 하필 그때 긴 타구로 잘못 판단해 뒤로 한참 물러났다 다시 전진하느라 포구자세가 흐트러지는 바람에 볼을 잡았다 놓쳐버린 것이다.
그러나 공식기록원에 의해 안타로 판정되는 순간 자니 밴더 미어(신시내티·1938년) 앨리 레이놀즈(뉴욕 양키스·1951년) 버질 트럭스(디트로이트·1952년) 놀란 라이언(캘리포니아·1973년)에 이어 5번째로 한시즌 2회 노히터를 향해 매진하던 노모는 시즌 3번째 승리(1패)를 굳혀놓은 것에 위안을 삼으며 8회부터 덕아웃을 지켰다. 결과는 후속투수와 합작 완봉승(2-0).
스즈키의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타선요리 역시 장관이었다. 8이닝동안 삼진아웃 4개를 잡아내고 산발 6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역시 후속투수와 합작으로 6-0 완봉승을 이끌었다. 스즈키는 이날 쾌투로 시즌 성적(2승1패)은 올리고 방어율(2.16)은 대폭 낮췄다.
요시이가 첫승 가뭄을 해소한 것은 행운까지 가세한 선물. 그는 엑스포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 무려 15회까지 끌면서 투수 총동원 전투로 변하자 막판 3이닝동안 마운드에 출동해 무실점으로 호투, 시즌 첫승을 따냈다.
또 정교한 타격과 빈틈없는 수비·빠른 발로 매리너스의 새 간판스타로 자리잡고 있는 이치로는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34개째 안타(레드삭스의 매니 라미레스에 1rock로 2위)를 기록, 데뷔첫해 AL 최다안타 고지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며 2득점까지 곁들여 팀승리(7-3)에 기여했다. 그는 전날에도 5-5 동점 상황에서 2타점 결승타로 양키스 격파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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